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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제왕, 하드코트 접수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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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 제왕, 하드코트 접수하나

입력
2013.08.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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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코트의 제왕'. 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의 별명이다. 하드와 잔디에 비해 클레이코트에서 거둔 승률이 압도적이란 의미다. 나달이 클레이에서 강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자신의 조국 스페인은 클레이코트의 천국이다. 나달이 테니스 걸음마를 클레이에서 시작한 이유다. 역대 통산 전적에서도 증명된다. 나달은 하드코트 전적이 292승85패(77.4%)지만 클레이 전적은 292승21패(93%), 잔디에선 50승13패(79.4%ㆍ이상 승률)이기 때문이다. 우승컵도 하드코트 14개, 클레이 42개, 잔디 3개를 따냈다.

하지만 적어도 올 시즌 전적(53승3패)만 놓고 보면 나달은 클레이코트의 제왕이 아니라 '하드코트의 황제'라고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다. 15승 무패가도다. 클레이 38승2패, 잔디에서 1패다.

나달이 시즌 7번째 남자프로테니스(ATP)마스터스 1000시리즈 신시내티 오픈 정상에 올랐다. 나달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열린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홈 코트의 존 이스너(28ㆍ미국)를 세트스코어 2-0(7-6 7-6)으로 꺾고 자신의 26번째 마스터스 우승컵을 안았다. 2위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의 21개를 멀찍이 따돌리고 독주하고 있는 셈.

올 들어 9번째 우승컵이자 마스터스 트로피만 5개째다. 2011년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가 거둔 한 해 마스터스 최다관왕 기록과 타이다. 2005년 4개의 마스터스 우승컵을 포함해 11개의 ATP 타이틀을 거둘 때보다 페이스가 좋다. 제2의 전성기다. 조코비치도 "나달의 페이스가 가장 좋다"라고 말했다. 남은 마스터스 컵은 10월 상하이오픈과 파리오픈이다.

지난주 로저스컵과 이번 신시내티 오픈을 2주 연속 석권한 백투백(back-to-back) 우승도 2003년 앤디 로딕(미국)이후 나달이 처음이다. 로딕은 당시 US오픈까지 석권했다. 이를 의식한 듯 나달은 "매우 의미가 큰 우승이다"라며 26일 개막하는 US오픈 우승에 대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랭킹포인트 1,000점을 획득한 나달은 2위로 뛰어올랐다. 나달은 "2주 내리 하드코트 우승은 생각지도 못했다. 컨디션이 괜찮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상 첫 '커리어 골든 마스터스'(마스터스 9개 시리즈 석권)를 노리던 조코비치를 8강에서 격침시킨 이스너에게도 기회는 있었다. 이스너는 1세트 게임스코어 6-5로 앞선 가운데 나달의 서브게임 때 두 차례 세트포인트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때마침 나달의 서브에이스가 터져 듀스를 허용한 끝에 무산시킨 것이 뼈아팠다.

밀로스 라오닉(23ㆍ캐나다), 후안 마르틴 델포트로(25ㆍ아르헨티나), 조코비치 등 톱10 랭커 3명을 잇달아 잠재운 이스너는 랭킹 1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여자 단식에서는 빅토리아 아자렌카(24ㆍ벨라루스)가 서리나 윌리엄스(32ㆍ미국)를 맞아 2-1(2-6 6-2 7-6) 역전승을 거두고 챔피언에 올랐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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