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집 값이 전통적인 비수기인 여름에도 폭등하고 있다.
19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베이징(北京)의 신규 주택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3% 상승했다. 광저우(廣州)는 같은 기간 17.4%, 상하이(上海)는 16.5%나 올랐다. 국가통계국은 지난달 70개 주요 도시 가운데 원저우(溫州)를 제외한 69곳의 신규 주택 가격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상승했다고 밝혔다. 기존 주택 가격도 하이난(海南)성 하이커우(海口) 등 3곳을 제외한 67곳에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가격 억제 정책을 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이처럼 뛰는 것은 토지를 불하해 살림을 꾸려가는 지방정부들이 땅값을 대폭 올려 받고 있기 때문이다. 토지를 비싸게 주고 산 주택건설 업체들은 이를 분양가에 전가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실물 경제 성장 둔화와 증시 부진으로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도 부동산 시장에 계속 유입되고 있다. 중국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4조위안(약 730조원) 규모의 경기 부양책을 썼다.
부동산 가격이 꾸준히 오르며 베이징의 경우 아파트 1㎡ 당 가격이 4만∼5만위안(약 730만∼900만원)이나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시단(西單) 등 학군이 좋은 시내 중심 지역의 일부 고급 아파트는 1㎡ 당 15만위안(약 2,700만원)까지 한다. 평당 개념으로 치면 1억원에 가깝다. 이러한 집값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할 경우 통상 3,000위안(약 55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미 적정 수준을 넘었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중국에선 집을 살 때 은행 대출 비중이 적어 거품이라고 할 수 없다는 반론도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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