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영주시가 봄 가을에 지역 대표축제를 열고 있으면서 여름 축제에 예산 편법 전용 논란을 야기하면서 거액을 투입했지만, 정작 내용은 그저 그런 수준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영주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최한 영주수박축제와 16~24일 열고 있는 영주무섬아트페스티벌에 총 10억6,000만원을 투입한다. 4월 선비문화축제와 10월 풍기인삼축제를 영주지역 대표축제로 육성하고 있어 표를 의식한 나눠먹기식 예산집행이라는 지적이다.
수박축제는 ‘축제과잉’ 논란을 일으킴과 동시에 예산 편법전용으로 파문이 일고 있다. 당초 2억원의 예산이 편성됐으나 시의회 승인도 없이 수박축제와 전혀 무관한 세계유교문화재단의 정도전기념음악회와 청소년 뮤직페스티벌 예산 1억7,000만원 등을 전용해 모두 4억6,000만원이나 지출했다. 전용된 예산에는 전기시설과 안전펜스, 관람석설치 등 5,000만원도 포함돼 있다.
특히 영주무섬아트페스티벌은 지난해 3,000만원에서 6억원으로 20배나 늘었다. 문화예술진흥기금 3억원을 확보하면서 대응투자로 국비 9,000만원과 시비 2억1,000만원을 편성했다고 하지만 내용에 비해 과잉지출이라는 비판을 사고 있다.
거액을 들인 것과 달리 내용에 있어서는 차별화에 실패, 일부를 제외하면 다른 축제와 대동소이하고, 유명가수와 국악인 초청공연에 많은 예산을 지출하고 있다.
더구나 무섬 외나무다리에서 17일 열린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라는 퍼포먼스는 김주영 시장과 장윤석 국회의원이 직접 출연, 사전선거운동 논란을 야기했다. 김 시장이 지난 지방선거 때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최근 재입당한 과정을 미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선관위에 대본 검증을 거쳤다”고 해명했다.
지역 문화계 김모(57)씨는 “축제가 다른 지역과 차별성도 없고 선심 쓰듯 행사를 벌여 예산을 낭비한 느낌을 받았다”며 “축제를 통합하는 등 선택과 집중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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