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상위 1% 학생 10명 중 1명은 '강남 3구' 출신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1% 그룹에는 외고 과고 등 학교별 전형을 거쳐 선발하는 고교 출신이 더 많았다. 부유한 곳에 살수록, 수업료가 비싼 학교에 다닐수록 수능에서 최상위 그룹에 속할 확률이 높다는 '수능 공식'이 재확인된 것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 받아 분석한 '2013학년도 수능 개인별 성적'에 따르면, 전체 응시생 66만8,522명 중 서울 강남ㆍ서초ㆍ송파구 고교 학생은 5.1%(3만4,034명)에 불과하지만 수능 성적 상위 1% 그룹(6,855명)에서 3구 고교 학생은 11.5%(786명)를 차지했다. 1% 그룹은 언어ㆍ수리ㆍ외국어 3개 영역의 표준점수(최고점 410점) 총점을 기준으로 순위를 매겨 산출했다.
1% 그룹을 고교 선발 방식별로 분류해보면, 학교별 선발을 하는 고교 출신이 59.3%로 일반고 등 추첨 선발 고교 출신 39.7%을 크게 앞질렀다. 학교별 선발을 하는 고교는 외국어고ㆍ과학고 같은 특수목적고, 민족사관고ㆍ하나고 등 전국(광역)단위 선발을 하는 일부 자사고들이다. 전체 응시생의 경우 추첨 선발 고교 출신이 62.1%로 학교별 선발 고교 출신(35.6%)보다 2배 가까이 많은 것과는 반대다.
학교 유형별로 1% 학생을 얼마나 많이 배출했는지를 살펴보면 국제고ㆍ특목고ㆍ자사고 등과 일반고의 수준차이가 확연하게 나타난다. 국제고 응시생 중에는 23.6%가 1% 그룹에 들어 모든 유형의 고교 중 가장 비율이 높았고 뒤이어 외고 20.15%, 전국단위 선발 자사고 8.28%, 영재학교 4.98%, 자사고 3.07%, 과고 1.64% 순이었다. 반면 일반고 출신 중에는 단 0.59%(3,252명)만이 1% 그룹에 들어 국제고의 40분의 1 수준이었다.
또한 공립 사립을 불문하고 기숙사 생활을 하는 고교 출신은 1.66%가 1% 그룹에 속했지만 비기숙 학교는 0.78%로 2배 차이가 났다.
전체 응시생 가운데 재수생의 비율은 21.3%에 그쳤지만, 상위 1%에서는 45.2%나 차지해 재수생 강세 현상도 여전했다. 재수생은 2.17%가 1% 그룹에 속했지만 재학생은 0.72%에 불과해 약 3배에 달했다.
박홍근 의원은 "결국 집값이 비싼 지역에 살거나, 많은 교육비를 들일수록 수능에서 상위 성적을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교육비 부담에 따른 성적 서열 현상을 완화하도록 공교육의 질을 상향 평준화하는 데 교육부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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