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의 판도를 좌우할 주파수 경매가 19일부터 시작된다. 당국은 잡음차단을 위해 철통보안을 기했으나, 업계에선 불평과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경매는 분당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서 진행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가격 사전유출 등 잡음 차단을 위해 이날 오전까지도 경매장소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다가, 정오가 지나서야 공개했다.
경매장소에는 4개의 방이 마련된다. 3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사의 입찰실이고 나머지 1개 방은 미래부의 주파수경매 운영본부다. 각 입찰실에는 이동통신사에서 파견한 임원급 입찰 대리인 1명과 실무자 2명, 이들을 지켜보는 미래부 행정요원 2명이 입장한다.
입찰실에는 개인전화도 불허된다. 이들은 허가 받은 휴대전화 2대와 팩스 1대, 인터넷 연결이 안 된 노트북 1대로 본사와 연락하며 어느 주파수 대역에 대해 얼마를 입찰가로 적어낼지 결정해야 한다. 입찰실 안의 휴대전화와 팩스는 행정요원의 승인을 받아 지정된 하나의 번호로만 연결할 수 있다. 3사는 본사 등에 상황실을 꾸리고 입찰실의 대리인이 전하는 상황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한다.
경매방식은 낙찰될 때까지 입찰과정을 거듭하는 '동시오름 입찰방식'이다. 50회의 라운드 후에도 결론이 나지 않으면 3사가 동시에 원하는 대역과 가격을 적어내는 '밀봉 입찰방식'으로 주파수 주인을 가린다.
최대 관전포인트는 KT가 전국 광대역화가 가능한 인접대역 1.8㎓를 차지할 것인지 여부다. KT가 인접대역을 가져가면 별도 기술 없이 2배 빠른 LTE 서비스가 가능해지는데 이를 막기 위한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대응이 관건이다.
그러다 보니 KT노동조합은 주파수 할당안 등과 관련해 미래창조과학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패러디 동영상을 제작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날 KT노동조합 홈페이지에는 '주파수 도박전기 황당무계 미래부', '히틀러 동영상 패러디-주파수 경매' 라는 제목의 동영상 2편이 KT그룹 노동조합 명의로 올라왔다. 황당무계 미래부 동영상은 KT를 상징하는 강호 고수들이 미래부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다른 무림 고수들을 찾아 주파수 정책에 항의하며, 미래부가 두 회사의 담합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히틀러 동영상'의 경우, 고객을 상징하는 히틀러가 주파수 정책을 비판하면 미래부 장관과 차관, 경쟁사를 의미하는 나치 장교들에게 고함을 치는데, "이런 X빵매 새X들아 주파수 경매할 때마다 이지랄" 등의 욕설로 분노를 쏟아낸다.
이에 대해 KT노조의 한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에 우리의 생존권이 달린 만큼 절박한 심정을 담은 것"이라며 "우리 노조 홈페이지에 게시한 만큼 문제되지 않을 것"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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