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힐 듯 잡히지 않는 1위. 벌써 3경기째다. 16년 만의 후반기 중간순위 1위 자리를 눈 앞에 둔 LG가 선두 삼성과 묘한 동반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LG는 18일 군산 KIA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내 주며 또 다시 1위 등극의 기회를 미뤘다. 8회초까지 4-2로 앞서던 LG는 8회말 불펜 난조로 4-7로 역전패했다. 포항에서 삼성이 넥센에 4-5로 패한 직후였다. 승리했다면 1997년 이후 16년 만에 1위에 올랐을 것이다.
LG가 삼성과 숨바꼭질을 하기 시작한 건 승차 없는 2위까지 추격한 16일부터다. 16일 경기에서 삼성이 NC에 이틀 연속 덜미를 잡히자 최하위 한화와 상대한 LG의 선두 점령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그러나 LG는 이전까지 9승1패로 압도한 한화에 1-2로 석패하고 말았다. 17일엔 삼성이 넥센을 2-1로 제압하자 LG도 KIA를 4-3, 1점 차로 따돌리고 승차 없는 2위 자리를 지켰다. 류중일 삼성 감독마저 경기 후"두산보다는 LG와 1위 싸움이 신경 쓰인다"고 말할 정도였다.
18일에서야 희미가 엇갈리는 듯했다. 삼성이 넥센에 4-5로 졌고, 같은 시간 LG는 KIA에 4-2로 앞섰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LG 마운드가 8회말 갑자기 흔들리며 대거 5점을 내 주고 삼성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기태 LG 감독과 선수들은 1위 경쟁에 대해서는 손사래를 치고 있다. LG는 내부적으로 "우리가 언제부터 우승 후보였냐. 4강 진출이 급선무"라는 분위기다. 바라보는 팬들이 아쉬울 따름이다. 이번 주에 LG는 넥센, SK와 4연전을 치른다. 삼성은 SK, 두산, 롯데와 6연전을 이어 나간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추격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관심사다.
한편 LG의 선두 등극을 저지한 KIA는 5연패 사슬을 끊었다. KIA는 2-4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톱타자 이용규의 내야 안타와 2번 김주형의 볼넷, 3번 신종길의 2타점 2루타를 묶어 4-4로 균형을 이뤘다. 이어 6번 안치홍의 좌전 적시타와 7번 차일목의 2타점 2루타를 앞세워 승부에 종지부를 찍었다. 9회 등판한 KIA 마무리 윤석민은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포함해 퍼펙트로 틀어 막고 3세이브를 올렸다. 선동열 KIA 감독은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줬다"며 한숨을 돌렸다.
잠실에서는 SK가 두산을 9-0으로 완파하고 두산의 6연승을 막았다. SK 3번 최정은 시즌 23호 투런포를 쏘아 올려 박병호(넥센)와 홈런 공동 선두로 나섰다.
만명 이상의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다"고 발표했다. 잠실(두산-SK) 1만3,886명, 부산(롯데-NC) 9,743명, 군산(KIA-LG) 5,889명, 포항(삼성-넥센) 5,472명 등 3만4,990명이 야구장을 찾아 이날 현재 총 502만6,873명의 관중을 동원했다. 이로써 프로야구는 2008년부터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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