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은 스포츠 가운데 경기장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 중 하나이다. 물 흐름이 거의 없고 바람이 적어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충주 탄금호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탄금호는 1985년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생겨난 인공호수다. 본댐의 수량 조절을 위해 하류에 조정지댐을 만들면서 충북 충주시 가금면 장천리에서 금가면 월상리 사이 남한강을 가로막아 조성됐다. 명칭은 충주의 명승지 탄금대에서 땄다.
긴 막대 모양의 호수 규모는 폭 400~600m, 길이 4.8km, 유역면적 1,692㎢, 저수량 3,000만톤. 수목이 우거진 얕은 구릉 사이에 위치한 호수는 물살이 잔잔한데다 연평균 수온 10~15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주변 자연경관이 수려해 조정경기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국제조정연맹(FISA)은 세계선수권 개최지 평가 과정에서 탄금호를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장으로 인정했다.
이곳에 가면 누구나 무료로 조정을 체험할 수 있다. 충주시가 운영하는 조정체험학교에서 이론ㆍ실전교육과 장비 교육을 받은 뒤 실내 조정훈련 기구인 '에르고미터'에 앉아 노 젓는 요령을 익힌다. 이어 전문 강사와 함께 보트에 올라 물살의 향연을 즐기면 된다.
탄금호 주변에는 역사 유물과 명소가 즐비하다. 가금면 용전리에는 국내 유일의 고구려비인 '충주 고구려비(국보 제256호ㆍ옛 중원고구려비)'가, 조정체험학교 옆 사적공원에는 일명 중앙탑으로 불리는 탑평리 7층석탑(국보 제6호)가 있다. 공원 내 술박물관 충주리쿼리움에서는 세계 각국의 술을 음미해볼 수 있다.
충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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