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녀를 돌보는 부산지역 조부모들은 1주일에 평균 5.2일, 하루 7.6시간 아이를 돌보면서 자식들로부터 사례비조로 39만6,000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조부모의 상당수는 손자녀를 남에게 맡기는 것이 불안(24.3%)하거나 자녀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20.7%) 양육부담을 감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부산여성가족개발원이 '부산지역 맞벌이가정의 조부모 손자녀 양육실태 및 욕구조사 보고서'를 통해 손자녀를 직접 양육하고 있는 476명의 조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에서 손자녀 양육 조부모 실태를 파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8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조부모의 평균연령은 59.2세로 평균 24.8개월 동안 손자녀를 돌봐왔다.
이들은 손자녀 양육을 보람 있어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손자녀 양육 시 '자녀들을 도울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86.1%), '손자녀가 자라는 모습을 매일 볼 수 있어서 즐겁다'(85.3%) 등을 긍정적인 면으로 꼽았다.
반면 '취미ㆍ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61.3%), '체력적으로 힘들어서'(60.5%) 등으로 양육이 부담스럽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또 손자녀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는 90% 이상이 자신의 집안일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녀가 육아휴직 등 육아지원제도를 편히 쓸 수 있다면 손자녀 돌봄을 그만두겠다'는 응답이 72.5%에 달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육아휴직 활성화와 휴직수당 현실화 ▦정부 차원의 소득수준에 따른 가사서비스 지원 ▦개인 양육 지원 서비스 개발 ▦조부모 특화 육아교실과 건강관리 프로그램 제공 등을 제안했다.
하정화 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은 "조부모들이 손자녀를 돌보면서도 자신의 건강관리와 개인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s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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