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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로 경력단절 여성과학자 U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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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육아로 경력단절 여성과학자 U턴 ↑

입력
2013.08.1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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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참관수업 때 교실 뒤에 서 있는 엄마보다 열심히 실험하는 과학자 엄마가 더 자랑스러워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지혜(38) 연구원이 최근 초등학교 1학년 딸에게 들은 응원이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과학자로의 삶을 포기하고 7년 간 전업 주부로 지내던 그는 지난해부터 연구 현장에 복귀했다. 출근 때문에 학부모 참관수업에 참석하지 못해 미안해 하는 엄마에게 딸은 "절대 그만두지 마세요"라며 오히려 격려를 해줬다.

한 연구원처럼 가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일을 그만뒀던 여성 과학기술인이 연구에 복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가 지난해부터 경력 단절 여성 과학자를 선발해 인력이 필요한 연구기관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한 결과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61명이 정부 출연 연구기관, 대학이나 기업 연구소에 재취업했다. 한 연구원은 "연구를 다시 시작하면서 딸아이가 학교 과학 수업에도 관심이 많아졌다"며 "일하는 엄마가 자식에게는 가장 가까운 멘토가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WISET 조사 결과 지난해 이렇게 재취업한 여성 과학자 중 39명은 각 기관에서 ▲학술지 논문 게재 18편(국내 7편, 국제 11편) ▲특허 출원 6건 ▲학술대회 논문 발표 61건 등 1인당 평균 2.18건의 연구 성과를 냈다. WISET 관계자는 "경력 단절 여성 과학자들도 다시 연구할 수 있는 환경만 주어진다면 기존 연구자들 못지 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실제로 WISET이 경력 단절 여성 과학자를 채용한 경험이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이 기존 직원과 역량 차이가 없다고 답한 비율이 68.4%에 달했다.

WISET을 거쳐 취업한 여성들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해당 연구기관에서 10개월 동안 총 2,400만원을 인건비와 연구활동비 등으로 지원받는다. 다만 박사 후 연구원이나 계약직 연구원 등 대부분 정규직이 아니라는 점은 아직 한계로 지적된다. 10개월 후엔 업무 능력을 평가받고 지원 연장이나 정규직 전환 여부 등이 결정된다. 이 경력을 토대로 다른 직장에 자력으로 이직한 사례도 있다.

다음 지원자 선발은 2014년 2월로 예정돼 있다. 참여하려면 먼저 WISET의 R&D 경력 복귀 지원 사업 홈페이지(www.wiset.re.kr/return)에 예비 등록을 하고 정해진 교육 과정을 밟으면 된다. 이공계 학사 이상 학위가 있고 임신ㆍ출산ㆍ육아ㆍ가족 돌봄 등을 이유로 경제활동을 중단한 여성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와 올해 지원자 선발 때 경쟁률은 각각 2:1, 4:1을 기록했다. 문의 (02)6411-1011, 이메일 ejcha@wiset.or.kr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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