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발 레노버 돌풍, 글로벌 IT지도 바꿀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발 레노버 돌풍, 글로벌 IT지도 바꿀까

입력
2013.08.16 18:34
0 0

중국 컴퓨터(PC) 업체인 레노버가 세계 IT 시장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업체로는 처음으로 2분기에 HP 델 등 미국 업체들이 독식하던 세계 1위 컴퓨터 업체 자리를 차지했고,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4위로 부상했다. 우리나라 기업에도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

레노버는 2분기 세계 PC 시장에서 1,260만대를 판매해 16.7%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1.7% 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에 힘입어 2분기 매출은 12억 달러, 영업이익은 2억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3.6%, 영업이익은 11% 늘어났다.

레노버의 뛰어난 실적은 시장 상황에 맞춘 유연한 전략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사양 산업인 PC 분야에서 최대한 방어해 연착륙했고, 새롭게 시작한 스마트폰 사업을 공격적으로 치고 나간 것이 주효했다.

세계 PC 시장은 '이미 끝났다'는 평가를 받을 만큼, 스마트 기기에 밀려나고 있다. 실제로 2분기 세계 PC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1% 줄었다. 레노버도 시장 점유율은 늘었지만 PC 판매량 자체는 지난해보다 0.6% 감소했다. 이에 비해 지난해 1위 HP는 PC 판매량이 4.8%나 줄었다. 결국 다른 업체보다 PC 판매량 감소를 줄인 것이 1위에 오른 비결로, 결국 공격보다 방어를 잘한 셈이다.

레노버의 창이 번뜩인 분야는 오히려 스마트폰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 집계에 따르면 레노버는 2분기에 1,067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세계시장 점유율 4.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애플 LG전자에 이어 4위에 해당한다. 레노버는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을 1,500만대, 태블릿PC 판매량을 1,000만대로 잡고 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레노버는 '내수'기업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2억3,300만대에 이르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30%(7,880만대)에 이른다. 중국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내수만 잘해도 세계 5위 안에 드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레노버는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의 90%인 970만대를 중국에서 팔았다. 반면 중국을 제외한 해외 시장 판매량은 100만대로 점유율이 0.6%에 불과하다. 해외 시장 점유율만 놓고 보면 아직 명함을 내기 힘든 상황이다. 업계 일각에선 "싼 가격을 앞세운 저가 공세와 국영이나 다름없는 중국 통신업체들 및 중국인들의 자국 기업 밀어주기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레노버의 성과를 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목할 점은 레노버가 매물로 나온 캐나다의 블랙베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 만약 업무용 스마트폰시장을 한때 지배했고 보안성에 관한 한 여전히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블랙베리를 사들일 수만 있다면, 레노버는 뒤떨어지는 브랜드파워와 기술력을 단번에 만회해 세계시장의 강자로 떠오를 수도 있다. 물론 캐나다 정부가 핵심기술유출을 이유로 중국기업의 인수를 꺼리고는 있지만, 비싼 가격을 제시한다면 M&A를 막을 방법은 없다.

레노버는 사실상 중국 국영기업이다. 중국과학아카데미가 최대 주주로 있다. 레노버가 PC 세계 1위로 떠오른 것도 지난 2005년 IBM의 PC사업부를 인수했기 때문이다. 레노버는 2010년까지 IBM 상표로 PC를 팔았다.

따라서 레노버는 M&A를 통해 PC시장 1위에 등극했던 것처럼,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블랙베리 인수를 통해 세계시장을 노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양 위안칭 레노버 CEO는 이날 실적 발표에서 구체적 기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전략에 부합하는 인수 대상이 있으면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