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정원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지난해 대선 나흘 전인 12월 15일 점심에 김용판 당시 서울경찰청장이 청와대 인근에서 수상한 모임을 가졌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15일은 경찰이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의 정치개입의 증거가 없다”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기 하루 전이다. 게다가 모임 장소가 청와대 인근이라는 점에서 경찰의 수사 축소ㆍ은폐 의혹과 관련한 모종의 대화가 오갔을 것이라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야당 일각에서는 1992년 대선 당시 불거졌던 ‘초원복집’사건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이날 “김 전 청장이 지난해 12월 15일 점심식사를 결제한 업무추진비 내역을 보면 정보부장 등 직원 12명과 먹었다고 돼 있다”면서 “하지만 이분들은 김 전 청장과 밥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김 의원은 모임 장소가 청와대 인근이라는 점을 언급하고 “오후 5시에 결제됐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회의를 한 것 같다”며 “거기서 모든 2차 공작이 실현되고 축소 발표까지 기획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김 전 청장은 처음에는 “누구와 먹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가 민주당 의원들의 거듭된 추궁이 이어지자 “정치권 인사는 확실히 아니다”고 번복하면서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문제의 식당에서 당일 김 전 청장을 포함한 7인이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식사했다는 내용의 예약 접수증을 입수해 제시했다. 정 의원은 “7명이 28만원을 결제했는데 서류 상에는 12명이라고 돼 있다”며 “김 전 청장이 청와대 근처에서 5시까지 점심을 먹었는데 국정원 직원, 청와대 직원, 박근혜 캠프 요원을 만났는지 궁금하다”고 비밀회동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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