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국회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사건 국정조사 특위 증인으로 나온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은 차분한 태도를 유지한 채 민감한 사안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도 자신에게 쏟아지는 의혹과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김 전 청장은 야당 의원들로부터 "뻔뻔하다"는 지적을 받아가면서도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가 하면 답변 도중 미소를 짓는 등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날 회의 시작 직전까지 출석 여부를 망설였던 원 전 원장은 수감생활 탓인지 다소 수척해진 모습으로 오후 회의에 모습을 드러냈다. 변호인을 대동한 채 정장 차림으로 증인석에 앉은 그는 별다른 움직임 없이 두 손을 깍지 끼고 차분한 모습으로 답변에 임했다.
원 전 원장은 선거 개입 혐의와 관련한 질문이 이어지자 "동의하지 않는다"며 다소 강한 어조로 반박하기도 했다. 국정원의 기능을 포함한 보안상 민감한 사안이나 검찰 기소 내용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답변하지 않겠다"며 묵비권을 행사했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그의 모르쇠 태도에 "자신에게 유리한 답변만 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전 청장은 오전 회의부터 증인으로 나와 당당한 태도로 임했다. 증인선서를 거부한 그는 "대신 소명서를 제출하겠다"며 소명서를 읽어 내려갔다. 김 전 청장의 거침없는 태도에 신기남 특위 위원장은 상당히 당황한 듯 "네? 뭐, 뭘 거부해요?"라며 말을 더듬기까지 했다.
증인심문 절차에서 야당 의원들의 선거개입 의혹과 관련한 공세에 대해서는 김 전 청장은 "축소 은폐 지시를 한 적이 없다" "(야권이 주장하는 사건 축소 의혹) 동영상은 짜깁기 된 것이다"는 등의 직설적인 답변을 이어갔다. 때로는 답변 도중 양팔을 넓게 벌려 책상을 짚으며"떳떳하고 당당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또 일부 야당 의원들이 질문을 하는데도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어보여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너무 뻔뻔한 태도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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