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미국이 첫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됐다"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대선 출마를 사실상 공개 지지했다. 미셸은 15일(현지시간) 발간된 잡지 퍼레이드(Parade)와 인터뷰에서 "미국이 또다른 장벽을 넘어 여성 백악관 주인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은 문제는 누가 그 자리에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 대통령에 근접한 인물이 클린턴이란 점에서 미셸의 발언은 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미셸은 "클린턴이 아직 아무 것도 발표하지 않았다"면서 클린턴을 대통령 후보로 직접 언급하는 것은 피했다. 그는 자신은 대통령은 물론 어떤 공직에도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큰 딸 바버라 피어스 부시는 아예 클린턴을 지목해 차기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시는 "클린턴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성공한 인물"이라며 치켜세운 뒤 다만 "그를 존경하는 게 반드시 표를 던진다는 뜻은 아니다"고 했다.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자신의 백부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를 의식한 것이긴 하나 이 발언은 미국의 두 정치 가문인 부시가(家)와 클린턴가(家)의 돈독한 관계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
최근 남편 빌 클린턴의 재단으로 자리를 옮긴 클린턴 전 장관이 조만간 강단에 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클린턴은 장관 재직 때부터 자신의 다음 경력으로 대학을 선호해왔는데 현재 하버드, 예일 등 많은 대학이 클린턴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클린턴이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지만 강단에서 발언하는 것이 외부 강연을 하는 것보다 대선 출마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안에 대한 발언이 정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워싱턴=이태규특파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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