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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 10연승 질주… '된장 바둑'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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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수 10연승 질주… '된장 바둑'의 힘

입력
2013.08.1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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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은 오래 묵을수록 맛과 향이 깊어지는 법. 올해 환갑을 맞은 '된장바둑' 서봉수가 최근 국내외 기전에서 파죽의 10연승을 질주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서봉수는 13일 열린 제7기 지지옥션배 여자 대 시니어 연승대항전 제12국에서 윤지희를 물리치고 다섯 번째 승리를 챙겼다. 올해 지지옥션배는 초반에 양 팀이 1승 1패로 팽팽히 맞섰지만 여자팀의 와일드카드 조혜연이 등판하면서부터 급격히 흐름이 여자쪽으로 기울었다. 조혜연이 정대상, 김동엽, 서능욱, 최규병, 김종수를 잇달아 물리치고 5연승을 거둬 시니어팀에 6대 1로 크게 앞서기 시작한 것.

하지만 시니어팀의 주장 서봉수가 소방수로 나서면서 순식간에 형세가 뒤집혔다. 서봉수가 조혜연의 연승을 저지한 후 김신영, 김나현, 김혜민, 윤지희까지 내리 다섯 명을 제쳐 단박에 스코어를 6대6 동률로 만들었다.

서봉수는 과거 진로배 9연승 신화에 빛나는 '연승전의 사나이'. 그동안 지지옥션배서는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했는데 이번 제7기 대회에서 마침내 폭발했다. 서봉수와 윤지희의 대국을 지켜보던 최명훈 9단은 "요즘 서봉수 사범님이 정말 잘 둔다. 예전에는 초읽기에 몰리면 상당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는데 요즘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시쳇말로 회춘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양 팀은 똑같이 여섯 명씩 남았다. 시니어팀이 서봉수를 비롯 김일환, 박영찬, 양상국, 유창혁, 조훈현이 건재하고, 여자팀은 김수진, 김혜림, 권효진. 박소현, 최정, 박지은이 대기하고 있다. 따라서 서봉수의 연승 행진은 산술적으로 최대 11승까지 가능하다. 결과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연승전의 특성상 한번 분위기를 타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 과연 여자팀에서 다음에 누가 나와 서봉수의 연승행진을 가로막을 지 궁금하다. 지지옥션배 다음 대국은 19일 저녁 7시부터 바둑TV 대국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서봉수는 이달 초에 열린 2013 삼성화재배 통합예선 시니어조에서도 박진열, 장명한, 백성호, 위빈, 유창혁 등 국내외 강자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본선 32강에 진출, 그를 성원하는 올드팬들을 무척 즐겁게 했다. 2007년 삼성화재배 4강 진출 이후 무려 6년 만의 세계대회 본선 출전이다.

쉽지 않은 승부로 예상됐던 중국 대표팀 감독 위빈을 거뜬히 물리친 데 이어 난적 유창혁과의 결승전에서도 최근 10경기서 상대전적 2승 8패라는 현저한 열세를 뒤집고 기어이 본선 티켓을 따내 역시 큰 승부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두 대회 대국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5일과 6일 이틀에 걸쳐 낮에는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삼성화재배 예선 대국을 두고, 저녁에는 바둑TV대국실에서 지지옥션배 본선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꿋꿋이 연승행진을 이어가 세월의 흐름 속에서도 변치 않은 노장의 투혼을 보였다.

서봉수는 그동안 항상 "나이가 들어도 바둑은 계속 는다"고 말해 왔는데 이번에 스스로 자신의 지론을 입증한 셈이다. "반드시 '본인이 노력을 계속하는 한'이라는 전제가 필요하지만 건강해서 체력만 받쳐준다면 틀림없이 기력이 늘게 돼 있어요. 프로도 그런데 하물며 아마추어들이야 더 말할 게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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