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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월 17일] 건전한 반려동물문화 정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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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8월 17일] 건전한 반려동물문화 정착 필요

입력
2013.08.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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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가구가 갈수록 늘고 있는 반면 경제상황이 어려워지자 스페인이나 영국 등의 나라에서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어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는 뉴스를 보았다. 문제는 이러한 현실이 이들 국가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국민의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가족 구성원의 핵가족화, 독신 및 노령화 등이 가속화됨에 따라 인간의 소외현상을 도와줄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미래학회에서는 2035년이 되면 전 세계적으로 인구는 증가하지 않는 대신 반려동물의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는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반려동물 관련 산업의 시장 규모 또한 2010년 1조원에서 2012년 1조 8,000억원대로 불과 2년 새 두 배 가량 커졌고 오는 2020년에는 6조원 정도가 될 전망이다. 선진국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반려동물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는데 2008년 기준 미국은 50조원, 일본은 12조원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려동물 시장은 시민들의 다양한 레저문화 창출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동물자원 산업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반려동물 시장을 동물자원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건전한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의 학대나 매년 늘어나는 유기견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1년 전국적으로 발생한 유기견 수는 10만 마리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수십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우리 정부에서도 유기견 발생 등과 같은 사회문제를 줄이기 위해서 동물보호법을 제정했다. 올해부터는 전국적으로 반려동물에 대해 보다 선진화된 관리를 하고자 반려동물 등록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당초 등록기간은 6월 말까지였지만 등록률이 저조해 동물등록제의 계도기간을 12월 말까지 6개월 연장했다. 실제 6월까지 등록된 마릿수는 전국의 동물등록 대상 400만 마리 가운데 10.5%인 42만 마리에 그쳤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반려동물을 우리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의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려동물이란 용어는 1983년 10월 27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하는 국제 심포지엄에서 개 고양이 새 등의 애완동물의 가치를 재인식하자는 취지로 제안됐다. 이는 애완동물들이 인간에게 주는 여러 가지 혜택을 존중하며 애완동물들을 사람의 장난감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즉, 반려동물이란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감정을 주고받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으로서 반려동물을 받아들이기 전에 신중한 고민과 충분한 공부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한다. 일부에선 '개 팔자가 상팔자'라며 사람보다 나은 대접을 받는 개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인간의 이기심으로 인해 길거리로 내몰린 동물들이 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반려동물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반려동물 보호자들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캠페인 등을 통한 반려동물에 대한 문화 선진화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김태헌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유전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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