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년 연속 상금왕을 차지한 '미소퀸'김하늘(26ㆍKT)은 올해 울보로 변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슬럼프에 빠지면서 예선도 통과를 못하는 선수가 됐다.
김하늘은 전반기에 열린 10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 오프를 면한 것은 5차례에 불과했다. 두 차례나 기권을 했고, 시즌 최고 성적도 9위였다.
김하늘은 "전반기에는 대회만 끝나면 많이 울었다. 부모님께 골프를 그만하고 싶다는 얘기도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정말 공을 치기가 싫었다. 연습을 해도 좋아지지 않았다. 드라이버 입스가 온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김하늘은 전반기가 끝나가는 지난 6월 예전 티칭 프로를 찾았다. 갖고 있던 드라이버 6개를 들고 가서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을 받았다. 결론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클럽의 스펙이 김하늘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하늘은 작년 하반기 때 사용하던 드라이버를 잡고서 힘을 내기 시작했다. 한국여자오픈과 US여자오픈에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고, 후반기 첫 대회에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왔다.
김하늘이 후반기 개막전인 넵스 마스터피스 2013(총상금 6억원ㆍ우승 상금 1억2,000만원)에서 훨훨 날았다.
김하늘은 16일 홍천 힐드로사이 컨트리 클럽(파72ㆍ6,684야드)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타를 줄였다. 중간 합계 5언더파 139타를 쳐 단독 2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6언더파 138타로 단독 선두인 주은혜(25ㆍ한화)와는 1타 차에 불과하다.
김하늘은 3번 홀과 4번 홀(이상 파4), 5번 홀(파3)에서 3연속 버디를 잡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면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14번 홀(파5)에서 첫 보기를 범했지만 15번 홀(파3), 16번 홀(파4) 연속 버디로 타수를 만회했다.
김하늘은 "퍼팅이 잘 됐다. 퍼팅 때문에 위기 상황에서 보기는 1개로 잘 막았다"면서 "우승은 생각도 안하고 있다. 드라이버가 똑바로 간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고 활짝 웃었다.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는 김효주(18ㆍ롯데)와 전인지(19ㆍ하이트진롤)는 나란히 2언더파 142타를 쳐 서희경(27ㆍ하이트진로), 홍란(27ㆍ메리츠금융) 등과 함께 공동 12위에 자리했다.
상금 1위 장하나(21ㆍKT)는 5타를 잃고 공동 76위(6오버파 150타)로 밀려 시즌 처음으로 컷 오프가 됐다. 시즌 2승을 거둔 김보경(27ㆍ요진건설)은 공동 84위(7오버파 151타), 대상 포인트 3위인 양수진(22ㆍ정관장)은 공동 64위(4오버파 148타)로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홍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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