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미국인 다큐멘터리 감독 강옥진(디앤 보르셰이 림·56)이 6·25 전쟁을 소재로 만든 단편 다큐멘터리가 미국 아시안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잇따라 수상했다.
강 감독이 램지 림 보스턴칼리지 명예교수와 함께 만든 '잊혀진 전쟁의 기억(Memory of Forgotten War)'은 이달 초 미국 뉴욕에서 막을 내린 '2013 아시안 아메리칸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 최우수상을 탔다.
'잊혀진 전쟁의 기억'은 한국전쟁에서 살아남은 재미동포 4명의 개인적 체험을 통해 군사 분쟁이 불러온 인간적 희생을 부각시킨 작품. 전쟁의 발발부터 전쟁 중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투쟁, 전쟁 이후 이념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한 한반도 상황, 전쟁 생존자로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등이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각종 사진·영상 자료로 담겼다.
현지에선 이 작품을 두고 "훌륭한 캐릭터 선택과 효과적인 내러티브로 군사 갈등 속에 희생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날카롭고도 가슴 아프게 전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이 작품은 지난달 개최된 '아시안즈 온 필름 페스티벌'에서 최우수 단편영화상과 최우수 음악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강 감독은 1966년 9살 되던 해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입양됐다. 그 과정에서 입양기관에 의해 이름과 생년월일이 바뀌었고, 차정희라는 이름의 전혀 다른 사람으로 살아왔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아 2010년 '차정희에 관하여'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그 작품은 PBS방송을 통해 미국 전역에 방송했다. 신분이 위조된 채 해외로 보내지는 입양아들의 운명을 재조명한 다큐멘터리로 역시 높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2000년 한국의 고아들에 대한 영상을 담은'일인칭 복수'는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부문에서 최고상을 받았으며, 그 해 에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