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리조트배의 본선은 단판 토너먼트 형식의 16강 전이다. 국내외 프로와 아마추어 255명이 참가해 지난 6월 28일부터 7월 말까지 통합 예선을 치른 결과 김승재, 홍민표, 김동호, 변상일, 김성진, 최철한, 목진석, 한태희, 안성준, 류수항, 안조영 등 11명이 본선 티켓을 따냈다. 나머지 5명은 지난해 우승자 이세돌과 준우승자 백홍석, 4강 진출자 이지현과 박영훈, 주최사 시드를 받은 이창호다.
올해 본선 16강 멤버 중에는 뜻밖에 상위 랭커들의 모습이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랭킹 1위 박정환과 2위 김지석, 6위 조한승, 7위 강동윤, 9위 원성진, 10위 이영구 등 강자들이 모두 예선에서 하위 랭커에게 덜미를 잡혀 탈락했다. 이세돌(3위), 박영훈(5위), 백홍석(8위) 등 시드 배정자를 제외하면 랭킹 10위 안에서 자력으로 예선을 통과한 건 최철한(4위) 한 명뿐이다.
대신 유일한 10대인 변상일을 비롯해 김승재, 이지현, 김동호, 김성진, 한태희, 안성준, 류수항 등 20대 초반의 신진기예들이 대거 본선에 합류했다. 이 가운데 변상일, 김동호, 안성준, 류수항은 명인전에서 첫 본선 진출이다. 장차 한국 바둑의 미래를 책임질 이들 '90후 세대'들이 올해 명인전에서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뜻밖에 30대 노장들의 분전이 눈길을 끈다. 안조영과 목진석, 두 절친이 나이 어린 후배들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고 나란히 예선을 통과했다. 서른 살이 넘으면 서서히 승부의 뒷전으로 밀려나는 바둑계 현실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명인전 본선 16강전은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 낮 10시30분부터 매일 한 판씩 바둑TV 대국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13일과 14일 열린 1, 2국에서는 백홍석과 이세돌이 각각 이창호와 김승재를 꺾었고 20일에 이지현-홍민표, 21일 류수항-안조영, 27일 박영훈-김동호, 28일 변상일-김성진, 9월10일 최철한-목진석, 11일 한태희-안성준의 대국이 예정돼 있다.
올해 바둑계는 뚜렷한 강자가 없이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승패가 뒤바뀌는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어 본선 대국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일반적인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인 이세돌이 최근 50%대의 저조한 승률에 머물러 있고 최철한, 박영훈도 그다지 좋은 컨디션이 아니어서 새로운 깜짝 스타가 탄생할 가능성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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