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원작을 다듬어 만든 '설국열차'가 해외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두면 박근혜 정부가 주창하는 창조경제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CJ엔터테인먼트가 '설국열차'를 통해 CJ그룹의 사회 문화적 공헌도를 부각시키려 한다는 주장이 제법 들린다."(영화계 한 관계자)
'설국열차'의 흥행 질주는 극장을 넘어서 여러 가지 해석과 추측까지 낳고 있다. 충무로에서 가장 그럴싸하게 떠도는 이야기가 2,000억원대의 횡령과 배임 탈세 혐의로 구속된 이재현 CJ그룹 회장 구명설이다. CJ그룹이 '설국열차' 흥행과 해외 수출 성과를 발판으로 이 회장과 그룹을 향한 정권과 국민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런 추측은 CJ E&M의 케이블 채널들이 이 회장 구속 전후로 '창조경제를 응원한다'며 친정부성 자체 광고를 쏟아냈던 것과 무관치 않다.
CJ엔터테인먼트가 제작비 100억원의 또 다른 여름 대작 '감기'의 배급에서 손을 뗀 것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있다. '설국열차'와 '감기'로 극장가를 점령하면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 아니냐는 해석이 있다. 정치인을 부정적으로 묘사한 '감기'의 일부 장면 때문에 부담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감기'의 제작사 아이러브시네마는 "CJ엔터테인먼트를 통한 정상적인 배급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직접 배급에 나섰다"고 밝혔다. '감기'는 개봉일(14일) 30만 5,748명을 모으며 '설국열차'(19만 9,901명)를 누르고 당일 관객 동원 1위에 올랐다.
또 다른 오비이락일까. 11월 열릴 예정인 제 8회 런던한국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설국열차'가 유력하다는 설도 충무로에 떠돌고 있다. 당초 '설국열차'는 유럽 시장 개봉 시기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런던한국영화제 개막작 선정을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1월 영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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