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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조선시대 하수관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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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서 조선시대 하수관거 발견

입력
2013.08.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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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래구에서 조선시대에 축조된 하수관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시립박물관은 7월16일부터 동래구 수안동 183-2에서 유적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현재 생활하수로로 이용되고 있는 배수시설이 조선시대에 축조된 하수관거라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고 15일 밝혔다.

유적이 위치한 곳은 충렬대로에서 동래시장 5거리로 이어지는 일방통행 2차선 차로다.

동래구는 지난 6월 도로 침하로 인해 교통사고 위험성이 우려되고 문화재의 지속적인 훼손 가능성이 커지자 부산박물관에 발굴조사를 의뢰했고, 뜻밖의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발견된 하수관거는 뚜껑과 벽체, 바닥으로 구성돼 있다. 조사구간 중 5.1m 정도 뚜껑 돌이 유실됐고 벽체와 바닥은 축조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뚜껑 돌은 길이 100∼120cm, 폭 35∼50cm, 두께 10∼20cm 정도의 장방형에 가깝게 다듬어졌다. 벽체 최상단석 위에 걸쳐 놓은 후 뚜껑 돌간의 틈은 작은 잡석과 자갈로 끼우고 점토로 메워져 있는 게 특색이다.

바닥은 다양한 크기의 판석을 깔고 작은 잡석과 자갈 등으로 공간을 메운 후 바닥의 부석과 맞물리게 해 벽체를 쌓아 올렸다.

벽체는 평균 가로 33cm, 높이 22cm 정도로 가공한 화강암을 3단으로 쌓았다. 바닥 폭은 71cm 내외로 뚜껑 돌 하면에서 바닥 돌까지의 깊이는 82cm 내외.

이 하수관거의 위치는 동래읍성 내 남서쪽이며, 남쪽에는 동래읍성 남문지가 있다. 남서쪽으로 100m 정도 떨어진 곳에는 동래읍성 해자가 위치해 있으며, 그 남쪽으로는 서북쪽에서 남동쪽으로 온천천이 흐른다.

하수관거의 위치와 진행방향으로 볼 때 읍성 내에서 발생한 하수는 남문을 지나 온천천으로 유입하는 작은 하천으로 흐르게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남북방향으로 축조된 하수관거의 동쪽과 서쪽 일부에 동서방향으로 난 지선의 하수관이 연결돼 있다.

이에 본선 하수관거에 연결된 지선 하수관이 주변 하수를 본선으로 모아주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동래읍성 내에 체계적인 하수시설이 갖춰져 있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부산박물관 관계자는 “부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조선시대 하수관 시설을 확인해 당시 읍성 내부의 하수 배출체계를 구명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라며 “전문가들 의견을 통해 유적의 축조 시기, 건축학적 특징, 미조사 구간의 향후 보존대책 방안 등을 계속 연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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