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국제공항에 개항 후 처음으로 국제선 정기노선이 개설된다.
강원도는 이달 말 양양∼중국 상하이(上海) 정기노선에 대한 정부의 운항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15일 밝혔다.
도는 이달 초 중국 길상항공과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양양과 상하이 푸둥공항을 잇는 비행기를 띄우기 위한 협의를 모두 마친 상태다. 2002년 4월 개항한 양양공항에 국제선 정기노선이 개설된 것은 1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신만희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양양공항 개항 이후 최대 성과인 만큼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3,567억 원을 투입한 양양국제공항은 실패한 지방공항의 대표 격이었다.
그 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이 양양~김포, 양양~김해 노선에 도전했지만, 2008년 모조리 사업을 접었다. 정기편을 띄울 만큼 매력적인 관광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데다 불경기로 국내여행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도와 대한항공 등은 일본 오사카(大阪)와 러시아 블라보스토크 등지에 전세기를 띄워봤지만 운항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무늬만 국제공항'이라는 불명예도 이 때 생겼다.
위기감을 느낀 강원도는 중국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최문순 강원지사를 비롯한 지휘부가 중국을 오가며 직접 세일즈에 나섰다. 그 결과 2009년 0명 이었던 국제선 여객이 2011년 5,748명, 지난해에는 2만3,354명(198회 운항)으로 훌쩍 뛰었다.
최근엔 중국관광객의 72시간 무비자 입국이 추진되고 있다. 이 경우 양양으로 입국한 뒤 김해, 제주를 통해 출국이 가능해 전국적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최 지사는 "중국 관광객 무비자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망이 밝은 편만은 아니다. 양양공항의 최대 고객인 중국 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중국정부는 최근 한국과 중국간 여객기 운항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정기 항공편 운항 노선에 전세기 추가 운영을 불허하는 한편 같은 항공로에서 전세기 운영기간을 1년 중 4개월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객의 90% 이상이 중국인인 양양공항의 입장에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셈이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기노선이 생겼다고는 하지만 양양공항은 아직도 중국 전세기에 의지해 버티고 있다"며 "중국 정부 방침대로 전세기 운항이 제한된다면 국내 공항들의 관광객 유치 경쟁이 심해지는 만큼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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