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업계에 인력 쏠림 현상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많다. 성공사례가 알려진 게임 분야나 포털사를 제외한 나머지 산업용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는 필요한 인력을 확보하기조차 힘들다고 한다. 대기업에 비해 처우가 열악할 수밖에 없는 중소ㆍ벤처기업이 고급 인력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 마찬가지라니 탄식이 나올 수밖에 없다.
국내 IT 산업이 성장하는데 커다란 걸림돌은 이 뿐만이 아니다. 전문인력과 제작기반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대기업과의 부당한 '갑을 관계'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소ㆍ벤처기업도 도처에 널려 있다.
IT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스마트광고 산업 역시 사정이 다르지 않다. 국내 광고시장을 잠식한 광고기업들은 대부분 스마트광고에 필요한 핵심 기술보다는 게임이나 콘텐츠 기획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광고특허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소ㆍ벤처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주목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정한 스마트 광고는 '광고 컨텐츠' 자체보다는 광고 컨텐츠를 탑재할 수 있는 '플랫폼'과 광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서 비롯된다. 매체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는 스마트 미디어를 통해서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도록 하는 플랫폼 개발이 절실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에서 스마트광고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한 여건은 여전히 미흡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최근 스마트광고 육성을 위해 2017년까지 6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소식은 가뭄에 단비 같다. 특히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 광고회사가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광고 제작 시설을 구축하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1인 창업 지원센터도 설립한다는 소식이다. 스마트광고 진흥을 위해 미래부가 적극적인 정책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관련 업계엔 고무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물론 국내 IT 산업의 부흥을 정부의 지원책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기업들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기 위해 독자적인 서비스와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소셜 모바일 시장은 글로벌 시장이다. 페이스북이 10억 명의 가입자를 자랑하며 세계적인 SNS로 도약했고, NHN의 라인도 2억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들 기업의 성공은 다른 문화적 환경에서도 공감을 끌어낼 수 있는 현지화 능력과 혁신적인 기술개발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IT 기업들은 Web 1.0 시대부터 소셜 모바일 시대까지 변화무쌍한 시장의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냉정한 시장논리와 힘겨운 경쟁으로 기지개도 채 켜보지 못하고 숨을 거둔 기업이 수두룩하다. 최근 창조경제와 스마트산업이라는 화두가 떠올랐고 날마다 신기술이 태어나고 있으나 앞으로 언제까지 시장에서 지배력을 행사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IT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그 범위가 넓어지리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우뚝 서기 위해 필요한 것은 기술개발에 능하고 시류를 빠르고 정확히 읽어낼 줄 아는 고급 인력의 양성이다. 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데 방해가 되는 국내 IT 산업의 기형적인 시스템을 바로잡는 일도 시급하다.
㈜디엔에이소프트 김연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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