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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초대형 복합단지 '장밋빛 뒤 가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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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초대형 복합단지 '장밋빛 뒤 가시' 없나

입력
2013.08.1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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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쇼핑·여가 '원스톱'부동산 경기 침체 불구 일부 청약경쟁 26대1● 2조~5조 규모 위험성 커사업성에 문제 드러나면 용산개발 전철 밟을 수도● 축소·변경 땐 피해 불가피알파돔시티 한류거리 인허가 안 나 조성 불투명● 상업시설 성공 미지수일산·송파 이미 포화상태 유동인구 유입이 관건

지난달 2일 경기 판교신도시 복합단지 '알파돔시티' 안 주상복합아파트 881세대의 분양이 마감됐다. 청약경쟁률은 26대 1에 달했다. 부동산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양도세 면제 혜택에서 제외(전용면적 96㎡ 이상)된 아파트가 100% 분양에 성공한 것이다. 분양 관계자는 "주변 아파트보다 최대 20% 싼 분양가(3.3㎡당 1,897만원)와 랜드마크 복합단지에 대한 기대감이 흥행 이유였다고 귀띔했다.

수도권에 초대형복합단지가 잇따라 들어선다. 알파돔시티는 주상복합아파트 공사를 시작했고, 경기 일산신도시 '요진와이시티'는 6월부터 단지 내 아파트를 분양 중이다. 9월 말에는 서울 송파구 '파크하비오'가 아파트 999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모두 사업비가 2조~5조원에 달하는 랜드마크 사업이다.

세 단지는 주거∙업무∙상업∙문화생활을 단지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복합단지로 개발된다. 업무∙쇼핑∙여가활동을 할 때마다 자동차를 타고 이동하는 기존 신도시와 차별화한 주거형태다.

예컨대 알파돔시티는 지하철신분당선 판교역 위 137,496㎡ 땅에 백화점, 호텔, 공연장, 영화관, 아파트, 사무실이 들어선다. '한류 거리'도 조성된다. 파크하비오는 규모는 작지만(6만1,231㎡) 워터파크와 컨벤션센터가 들어선다. 요진와이시티(6만6,039㎡)에는 학교 부지까지 포함돼 있다. '자급자족하는 작은 도시'인 셈이다.

초대형복합단지 사업의 잇따른 등장은 '4∙1 부동산 대책'과 무관치 않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4∙1대책으로 분양시장이 반짝 살아나자 사업자들이 그간 미뤘던 대형 사업들을 들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밋빛 청사진의 이면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사업 규모가 큰 만큼 사업이 좌초하기 쉽다. 실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던 용산개발은 청산절차를 밟고 있고, 서울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구에 들어설 예정이던 복합단지 '알파로스'도 낮은 사업성 탓에 지난달 1일 사업이 취소됐다.

벌써부터 위험 신호도 감지고 있다. 요진와이시티 분양률은 30%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진와이시티 관계자는 "휴가철이 겹쳐 성적이 부진한 건 사실이지만 계약조건보장 등을 도입해 분양률이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이 취소되지 않는다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건설 도중 사업 목적이 바뀌거나 규모가 축소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알파돔시티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며 사업 내용이 바뀌었다. 한류 거리 조성 계획에 대해서도 성남시는 "현재 상업구역을 어떻게 조성할지 인허가가 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더구나 알파돔시티는 아직 업무 및 상업시설 조감도를 내놓지 않아 여전히 계획이 바뀔 가능성을 열어뒀다.

복합단지 내 상업시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판교는 그나마 낫지만 일산과 송파구는 이미 상업시설이 포화 상태다. 요진와이시티 시행∙시공사인 요진건설의 최성규 부회장 역시 "물건을 파는 상가는 경쟁력이 없다"며 "상가를 유럽풍 카페 거리로 개발해 기존 상권과 공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크하비오 역시 상가를 먹거리 명소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복합단지가 성공하려면 유동인구를 단지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원갑 위원은 "상가가 입주민 부대시설에 그치면 빈 가게가 넘칠 것"이라면서 "상가활성화가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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