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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회담 스케치

입력
2013.08.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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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 당국간 7차 실무회담은 출발부터 전조가 밝았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 끝난 지난 달 25일 6차회담과는 달리 북측이 자리에 앉자마자 “작황이 좋을 것”이라고 운을 떼는 등 회담 성공을 예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오전 10시 회담장에서 머리를 맞댄 양측 수석대표인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과 박철수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 사이엔 이전 보다는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북측 박철수 부총국장이 먼저 “꼭 20일 만에 만났는데 날씨도 많이 변하고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에 우리측 김 단장이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남북 대표들이 개성공단을 발전적으로 정상화하겠다는 마음,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을 해나간다면 어떤 문제들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응수했다.

그러자 박 부총국장이 이번 회담을 ‘김매기’ 등 농사일에 비유하며 “김 단장과 나나 다 같이 공업지구를 놓고 품앗이를 하는데 날씨도 좋고 서로 김을 잘 메면 될 것 같다. 참 좋은 작황이 곧 나올 것 같다”며 화답했다. 그는 이어 “오늘 회담을 통해 남측이 적극적으로 토의에 나온다면 8월15일을 앞두고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양측의 모두 발언이 끝나고 회담은 오전 10시쯤 시작했다. 양측은 이후 비공개로 오전 전체회의를 진행, 회의 시작 30분 만인 10시30분쯤 마쳤다. 이후 남북은 곧바로 오전 11시부터 40분간 1차 수석대표 접촉을 시작했다.

비공개 회담에서 북측은 지난 7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대변인 담화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평통 담화는 공업지구 잠정중단 조치 해제 및 남조선 기업 출입 전면허용, 북한 근로자 정상출근 보장, 남측인원 신변안전 담보 및 기업들 재산 보호, 개성공단사태 재발되지 않도록 남북 양측 모두 노력 등 4가지 사안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북한은 조평통 담화에서 개성공단 중단의 빌미로 삼은 우리측의 ‘정치적 군사적 행위’에 대한 언급은 뺐지만 재발방지의 주체로 ‘남과 북’을 모두 지목했고, 이날 회담에서도 재발방치 주체로 ‘남과 북’을 모두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이날 재발방지 보장에 중점을 두고 개성공단 공동위원회, 개성공단 국제화 등을 위한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 대표단은 합의문 수정안을 북측에 제시했고 남북 양측은 이를 중심으로 의견을 교환했다.

회담의 실타래는 그 동안 남북이 대립했던 재발방지 주체와 관련해 우리측이 한발 물러서며 풀렸다. 그 동안 우리측은 재발방지의 주체가 북한이 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이날 회담에서는 북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주체를 남과북 공동으로 하는 절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재발방지 문제와 관련, “실질적인 내용이 중요하다”면서 “합의서만 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치나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합의서를 이행한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우리정부의 양보 덕분에 남북 양측은 3시50분 2차 수석대표회의를 시작해 4시25분에 종료했고, 마지막 협상을 위해 5시25분 3차 수석대표회의를 시작해 5시45분 회담을 종료했다. 이어 남북은 6시57분 종결회의를 시작해 7시5분 회의를 종료하며 마침내 5개의 합의서를 채택했다.

개성=공동취재단ㆍ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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