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외국어고ㆍ국제고 38곳 중 9곳이 정규 교육과정에 이과 과목을 개설하거나 이과반을 편성하는 등 편법 운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 시도 교육청이 지난달 3~17일 외고 31곳과 국제고 7곳의 교육과정 운영 현황을 점검한 결과, 외고 6곳ㆍ국제고 3곳 등 9개교가 이 같은 이과 입시교육을 실시했다. 외고와 국제고는 어학 인재, 글로벌 인재 양성이 설립목적이어서 이과 교육을 하지 않도록 돼 있다.
이들 학교들은 정규 교육과정에 이과에서 배우는 과목들을 개설하거나 2∼3학년 일부 반을 사실상 이과반으로 편성했다. 경기 A외고는 교육과정은 정상적이었지만 '수학의 활용' 지필평가 문제를 이과 수학 수준으로 출제했다. 부산의 B외고는 수학Ⅱ, 기하와 벡터, 적분과 통계, 생명과학Ⅱ 등 이과 학생들이 듣는 과목을 편성하고 아예 신입생 모집요강에도 의대 등 이과계열 진학사항을 포함시켰으며 학교 홈페이지에도 이과 과목 개설 사실을 알렸다. 부산 C외고는 이과 과목을 편성하고 2~3학년에 두 반씩 이과반을 편성ㆍ운영했다. 방과후 수업 프로그램으로 '수학 B형반', '수학 심화반', '자연 논술반' 등을 운영한 학교도 적발됐다.
이 같은 현실은 외고∙국제고가 본래의 설립취지와는 달리 명문대 진학을 위한 입시 위주 교육에 치우쳐 있음을 다시 확인시켜 준다.
이들 학교 중 2곳은 기관경고 및 시정명령을 받았고, 다른 곳들은 시정명령을 받거나 현장조치로 이러한 편법 운영이 중단됐다. 교육부는 각 학교에 자연계 과정 편성, 의대 준비반 등 설립취지에 어긋나는 교육과정 운영을 엄격히 제한한다는 공문을 보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앞으로 상시적으로 지도ㆍ감독을 강화하고 이과 교육과정 운영이 발견되면 학교 평가시 감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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