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를 기증한 남성은 아이의 친권과 양육권이 있을까. 혼인관계가 아닌 여자친구에게 정자를 기증해 인공수정으로 아이를 낳은 미국 영화배우 제이슨 패트릭(47)이 친권을 주장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고 abc방송 등이 14일 보도했다.
패트릭은 16년간 사귄 여자친구 대니엘 슈라이버(40)에게 2009년 정자를 기증해 인공수정으로 아들을 낳았다. 지난해 헤어진 두 사람은 세살배기 아들의 친권과 양육권을 두고 소송을 벌였고, 지난 2월 패트릭이 패소했다. 캘리포니아 주법상 결혼하지 않은 여성에게 정자를 기증한 남성은 임신 전 별도의 계약을 하지 않을 경우 친부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런데 패트릭의 패소에 반발한 캘리포니아주 제리 힐 상원의원이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인공수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에게 정자를 기증한 남성이 이후 아이의 인생에 일정 수준 관여하면 부모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힐 의원은 "이 법안이 많은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분리되는 것을 막아줄 것"이라며 "결혼하지 않은 부모의 아이들이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개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이에 여성단체는 "정자 기증자 대부분은 아버지가 될 생각이 없는 이들"이라며 "여성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캘리포니아주 의회 법사위원회는 13일 논의가 더 필요하다며 개정안 처리를 보류했다. 패트릭은 이날 청문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인공수정을 통해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사정을 간과한 법 때문에 아들을 잃게 생겼다"며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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