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제대로 흐름을 탔다. 2연전 레이스는 힘든 고비로 생각했지만 예상 외로 잘 헤쳐갔다. 기적처럼만 여겨졌던 '가을 야구'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이만수 SK 감독이 희망을 걸었던, 치고 올라갈 시기가 마침내 찾아왔다. 13일 현재 시즌 첫 5연승을 달리며 42승2무45패로 77일 만에 6위 자리를 탈환했다. 멀게만 보였던 5위 롯데와는 2.5경기, '가을 야구' 마지노선인 4위 넥센과는 5경기로 승차를 줄였다.
SK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롯데, 넥센은 하향세다. 지금 흐름이라면 기적 같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특히 SK는 넥센의 천적이다. 올 시즌 맞대결에서 8승1무4패로 우위를 보였다. 남은 3차례 대결에서 모두 이기면 승차는 급격히 줄어든다.
지금 SK는 잘 나가는 팀의 전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발 투수가 승리의 발판을 놓고 타선은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 투타 밸런스가 최상이다.
SK의 최근 6경기 득점권 타율은 3할에 달한다. 이 기간 터진 홈런 9개는 모두 적재적소에 나왔다. 또 '명품 수비' 퍼레이드까지 이어지면서 '이기는 야구'를 계속 하고 있다. 13일 KIA전에서 1회 1사 만루에서 이범호의 홈런성 타구를 좌익수 김상현이 담장에 바짝 붙은 뒤 점프해 낚아채는 수비가 압권이었다. 덕분에 선발 김광현은 홀가분하게 6이닝 2실점 호투를 할 수 있었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후반기의 최강자'다. SK의 최근 6년 동안 8월 이후 성적은 445승15무309패(0.590)로 기존 팀들 가운데 가장 좋다. 전문가들이 SK가 바닥을 칠 때 "한번쯤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본 이유 역시 '가을 DNA'를 무시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SK의 최대 고비는 다음주 삼성(대구)-LG(인천)-NC(마산) 6연전이다. 만만치 않은 팀일 뿐만 아니라 이동거리에 대한 부담도 뒤따른다. 이 고비를 넘기면 꿈이 현실로 다가오는 지름길이 된다.
이만수 감독은 "선수들 스스로 지금 흐름을 계속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중력을 강조했다. 3경기 연속 홈런으로 '미친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김강민은 "페이스가 좋을 때 승리를 쌓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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