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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리 "박테리아 분유 사과위해 방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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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총리 "박테리아 분유 사과위해 방중"

입력
2013.08.13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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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키(사진) 뉴질랜드 총리가 자국 일부 분유 제품의 독성 박테리아 오염 문제와 관련,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베이징(北京)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에게 중국 분유 시장의 규모는 연간 24억달러(약 2조6,500억원)에 이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3월 애프터서비스 문제로 장문의 사과 성명을 발표한 데 이어 갈수록 커지는 중국 거대 소비 시장의 힘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키 총리는 13일 TV3와의 인터뷰에서 "연말께 중국을 방문,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사과할 것"이라며 "국가 지도자가 민간 기업의 잘못을 사과하는 것이 이례적이라는 점은 인정하나 문제가 된 기업 폰테라는 뉴질랜드 전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의 사과가 뉴질랜드 식품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내가 직접 중국으로 가 사과하는 게 중국 문화에선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중 시점을 연말로 잡은 것과 관련해서는 "독성 박테리아 오염 문제에 대한 공식 조사가 마무리돼야만 중국 소비자들의 질문에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4일 뉴질랜드의 대형 유제품 업체인 폰테라가 생산한 유청 단백질 농축물 약 40톤이 신경을 마비시킬 수 있는 독성 박테리아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되며 이를 사용한 카리케어(Karicare) 분유 2종이 전면 리콜됐다. 박테리아 오염이 의심되는 이 제품은 중국,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에 수출됐다. 특히 중국은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영아 6명이 숨진 이후 뉴질랜드산 분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던 터라 충격이 컸다. 중국 당국은 곧바로 뉴질랜드산 분유의 수입을 전면 중단시킨 뒤 관련 제품의 회수를 명했다. 당국은 나아가 폰테라 등 6개 외국계 분유 회사에 6억7,000만위안(약 1,200억원)의 가격 담합 벌금을 부과했다. 이에 테오 스피어링스 폰테라 CEO가 5일 베이징을 방문, 고개를 숙이고 사과했다. 일각에서는 키 총리뿐 아니라 뉴질랜드의 외교장관과 무역장관도 중국에 사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뉴질랜드가 세계 시장에서 쌓아온 청정 이미지가 더 이상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뉴질랜드 총리가 분유 문제에 대해 직접 사과하겠다는 소식은 중국에서 다양한 반응을 낳았다. 한 중국 네티즌은 "뉴질랜드 총리는 이렇게 작은 문제가 생겨도 다른 나라 국민에게까지 사과하는 데 정작 대국의 지도자는 더 심각한 대기 오염이나 수질 오염, 식품 안전 문제 등을 못 본 척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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