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1차 달구벌 정벌'에 성공했다. 시즌 첫 선두 등극이 눈앞이다.
LG는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홈런 세 방 등 장단 18안타로 16점을 뽑는 불 방망이를 앞세워 16-9로 이겼다. 4연승의 신바람 행진을 이어간 LG는 54승2무34패(승률 0.609)로 선두 삼성(54승2무34패ㆍ승률 0.614)에 승차 없이 승률에 뒤져 2위 자리를 지켰다. 또 삼성과의 상대 전적에서 7승5패로 우위를 점했다.
LG는 8월 들어 펄펄 끓고 있다. 폭염 속에서도 쉬어갈 곳 없는 '지뢰밭 타선'의 힘으로 10경기에서 8승2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5경기에서 두자리수 안타를 뽑아내는 폭발력을 자랑하고 있다. 2연전에서 첫 경기 승리가 시리즈 향방을 가늠하는 만큼 LG는 이번 대구 원정에서 1위 등극의 가능성을 높였다. 6월12일 이후 두 달간 순위표 맨 윗자리를 지키던 '삼성 천하'는 막을 내릴 위기에 놓였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LG 상승세의 원인을 탄탄한 투수진으로 꼽았다. LG는 전날까지 평균자책점 3.62로 9개 구단 중 가장 낮았다. 그러나 류 감독은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LG 타선을 간과했다. 왼손 타자가 많은 LG에 왼손 투수 장원삼을 표적 선발로 내보냈지만 장원삼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2.2이닝 동안 8안타(1홈런) 2볼넷을 내주고 9실점(8자책) 시즌 최악 피칭으로 일찌감치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LG는 이날 경기 전까지 8월 팀 타율이 2할8푼2리에 달했다. 10안타 이상을 친 경기가 네 차례나 된다. 특히 지난 7일 NC전에선 홈런포 네 방을 비롯한 16안타를 몰아쳐 14점이나 뽑았다. 리그 에이스로 떠오른 NC 선발 이재학 역시 LG의 막강 타선을 잠재우지 못했다.
LG의 방망이는 삼성전에서도 매섭게 돌았다. 올 시즌 처음이자 통산 50번째 선발 전원 안타와 득점을 동시에 기록했다. LG로서는 2010년 5월26일 잠실 KIA전 이후 1,176일 만에 나온 팀 11번째 기록이다.
2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권용관은 6-5로 앞선 3회초 2사 1·3루에서 장원삼의 3구째 시속 138㎞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시즌 4호 쐐기 3점포를 터뜨렸다. 권용관은 올 시즌 유독 삼성에 강했다. 5월22일 삼성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쳤고, 이튿날에는 상대 배터리가 공을 느슨하게 주고 받는 틈을 타 홈을 훔쳤다. 홈스틸이었지만 기록은 야수 선택이 됐다.
한때 퇴출설까지 나돌았던 LG 외국인 투수 주키치는 37일 만에 선발 등판했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4.2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안타를 맞고 9실점(8자책)했다. 주키치의 부진은 LG가 남은 시즌 동안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편 삼성 내야수 조동찬은 5회말 2사 2ㆍ3루에서 3루수 땅볼을 치고 1루로 달리다 1루수 문선재와 충돌, 왼 무릎이 꺾였다. 통증을 호소한 조동찬은 들것에 실려나가 병원으로 이송됐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이탈은 팀 패배 못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두산은 잠실 롯데전에서 2-2로 맞선 8회말 1사 3루에서 이원석의 희생플라이로 짜릿한 결승점을 뽑아 3-2로 승리했다. 이로써 3위 두산은 4위 넥센과의 승차를 1.5게임으로 벌렸다. 인천에서는 SK가 선발 김광현의 6이닝 2실점 호투를 발판 삼아 KIA를 9-2로 물리치고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5월29일 7위로 떨어진 이후 77일 만의 6위 복귀다. SK 최정은 시즌 22호 홈런을 날려 박병호(넥센), 최형우(삼성)와 홈런 공동 선두가 됐다.
청주구장에서는 NC가 한화를 3-1로 제압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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