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울시 다산콜 상담원들 파업 위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울시 다산콜 상담원들 파업 위기

입력
2013.08.12 18:37
0 0

"콜 수(상담 수)에 따라서 S등급부터 D등급까지 나뉘게 되면 임금 차이가 크게 20만원까지 벌어져요.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개인 사정으로 휴가를 내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아요."

서울시의 각종 민원 안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120다산콜센터' 상담원들이 10일부터 파업 찬ㆍ반투표에 들어갔다. 14일까지 진행될 투표의 결과에 따라서 하루 평균 3만5,000건의 상담 전화를 받아온 300여명의 상담직원들이 8월 말 파업에 돌입하게 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120다산콜센터 노조는 서울시의 직접고용과 현 임금의 20%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 상담사는 "올해 최저임금(시간당 4,860원)보다 200원 가량 높은 임금 수준인데다 휴식 시간 보장과 같은 직원 복지를 요구하기 어렵다"며 "인원 충원이나 임금 개선을 요구해도 '서울시는 위탁업체와 해결하라'고 하고 위탁업체는 '시 예산이 적어 안 된다'고만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가에 따라 매달 5개 등급으로 성과급이 책정되는 근무환경에서, 상담사들이 기본 배점을 채우기 위해서는 한 시간에 15건 이상의 전화를 받아야 한다.

더욱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상담원들의 점심시간인 이유로 상담업무가 지연되자, 각 업체는 해당 시간에는 17건 이상의 전화를 받아야 배점을 주는 식의 평가 제도를 만들기도 했다.

올해로 출범 6년째를 맞는 다산콜센터는 직원들이 365일 24시간 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서울시와 각 구청의 통합 민원을 안내하는 창구 역할을 해왔다.

시는 120다산콜센터가 만들어진 이후 서울시민에게 제공되는 상담서비스 질이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있지만 전화 상담 업무 특성상 발생하는 감정노동 문제, 과도한 실적 중심 평가제도 등이 사회 문제로 제기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서울시 민원의 최전선에 서 있지만 서울시 소속 직원이 아니다. 출범 당시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울시의 직접 고용이 아닌 민간위탁업체를 통한 간접고용 체제로 직원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간 원인도 여기에 있다.

파업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노조는 사태가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영아 120다산콜센터 노조 지부장은 "서울시나 사측에서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인다면 해결될 문제지만 아직까지 우리의 요구 안에 대해 두 곳 모두 묵묵부답이라 투표를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120다산콜센터 노조의 파업 여부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시험대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시민운동가 출신의 박 시장이 평소 노동자들의 복지 문제에 관심을 보여 온데다, 최근 사회복지직 공무원들의 근무환경 문제가 부각될 때마다 이들의 복지혜택 확대를 약속하는 행보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상담사들은 각 업체에 정규직으로 고용돼 있는 상태라 시가 당장 직접 고용하는 게 어려웠던 것"이라며 "오는 11월 민간연구용역결과가 나오면 시 산하단체인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고용하는 방법 등을 고려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김현빈기자 hb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