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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때문에…" 상반기 청년 실업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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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때문에…" 상반기 청년 실업 최악

입력
2013.08.12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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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서울의 한 명문 사립대를 졸업한 이모(25)씨는 상반기 공채에서 무역업체 15곳에 원서를 넣었지만 모두 불합격했다. 대부분 서류에서 탈락했고 면접을 본 곳은 4,5곳 남짓. 학점, 영어 성적, 관련 자격증 등 스펙을 다 갖췄지만 취업문은 좁디 좁았다. 상반기에만 평균 40여 곳의 기업에 원서를 낸 이씨 친구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씨는 스펙을 높이기 위해 새로 한자 자격증을 공부하며 계속 취업 준비 중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이씨와 같은 취업 실패 청년들이 유독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청년 취업자 수는 역대 최저치이고 비경제활동인구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청년층(15~29세) 취업자 수는 376만7,0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86만9,000명)보다 무려 10만2,000명이나 줄었다. 또 전체 취업자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올 상반기가 15.2%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2003년 상반기 21%)보다 5.8%포인트나 줄어든 수치다. 청년층 인구 감소율을 감안하더라도 취업자 수와 비율 감소가 더 가파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취업준비 육아 가사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 비경제활동인구는 544만7,000명이나 됐다. 이는 10년 전인 2003년 상반기(540만9,000명)보다도 많은 수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547만3,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전체 청년층 중 20~24세 비경활 인구가 153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140만2,000명) 대비 9.7%나 증가했다.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의 실업이 그만큼 심각한 것이다.

'취업 준비'로 인한 청년층 비경활 인구도 급증했다. 2010년 상반기 46만5,000명에서 2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상반기 39만9,000명까지 떨어졌지만 올 상반기에 4만5,000명이나 증가(11.2%), 44만4,000명에 달했다.

한국고용정보원 박진희 부연구위원은 "지난해부터 경기가 좋지 않아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대졸자 신규 채용은 줄이고 경력직이나 임시직을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는 청년층에 대한 노동 수요가 늘겠지만 크게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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