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 로버트 J 새뮤얼슨(사진)이 "누군가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면 좋은 언론은 존재할 수 없다"며 인터넷 시대에 무너져 가는 정통 언론의 몰락을 우려했다. 136년 전통의 미국 유력 일간지인 WP는 최근 그레이엄가(家)에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에게 매각돼 충격을 줬다.
새뮤얼슨은 12일 게재한 '뉴스는 공짜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인터넷 시대에 읽을 거리는 부족함이 없지만 그 질은 엉성하고 간혹 믿을 수 없다"며 "좋은 언론이라는 것은 결코 완벽할 수는 없더라도 잘못된 정보와 절반만 진실인 것을 가려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인데 거기에는 비용이 많이 든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WP는 그 같은 값비싼 비용을 감수하며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기사들을 작성해왔고 자유로운 사회를 위해 헌신해왔다"고 덧붙였다.
새뮤얼슨은 "그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며 "어떤 불편한 진실이라도 추구하는 편집권의 독립과 상업적 성공이 기반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군가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며 "베조스의 역할은 편집권 독립을 존중하고 WP의 경제적 기반을 탄탄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뮤얼슨은 베조스에게 "행운을 빈다"는 당부로 칼럼을 끝맺었다.
베조스는 5일 WP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 편지에서 "WP의 가치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사주의 이익이 아닌 독자의 이익을 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어떤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진실을 추구하는 용기를 유지해야 한다"며 "누군가 신체를 훼손하겠다고 협박한다면 그레이엄 여사가 그랬듯이 나도 내 몸을 내어줄 준비가 돼 있다"는 배짱을 보였다. 1972년 닉슨 대통령을 하야시킨 WP의 워터게이트 특종 보도 때 정부의 각종 협박을 이겨내고 기자들 편에 섰던 캐서린 그레이엄 당시 WP 발행인 사례를 비유한 것이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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