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률(51) 민주당 충북도당 위원장이 한강에 투신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투신 전날인 11일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금융감독원의 간부에게 전달하기로 한 5억원의 뇌물을 중간에서 가로챘다고 시인했다.
12일 오전5시3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래섬 수상레저 주차장에서 김 위원장의 승용차가 발견됐다. 인근 CCTV에는 김 위원장이 손에 옷을 들고 요트 선착장 쪽으로 걸어가는 모습이 찍혔다. 요트 선착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신발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전날 검찰 수사를 받고 귀가해 지인에게 '죽고 싶다'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고 이후 김 위원장과 연락이 닿지 않자 이 지인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서울 도곡동 자택 우유 투입구에서는 김 위원장이 '미안하다 아이들을 잘 부탁한다'는 내용으로 남긴 유서가 발견됐다. 김 위원장은 또 '검찰에게 보내는 글'이라는 제목의 A4용지 2장 분량의 글에서 '사건의 뒤처리를 수사 검사에게 잘 부탁한다'는 취지의 내용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글에는 '윤씨에게 미안하다' '민주당에는 폐가 안됐으면 좋겠다'는 등의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이 김 위원장을 통해 금융감독원 간부 윤모(56)씨에게 5억원을 전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서울남부지검에서 11일 오후2시부터 약 4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라 회장의 청주 신흥고 1년 선배다.
그러나 이날 검찰 조사 결과 김 위원장은 라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을 윤씨에게 전달하지 않고 다른 곳에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됐던 윤씨도 이날 저녁 무혐의로 풀려났다. 앞서 검찰은 알앤엘바이오의 분식회계 문제를 무마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2011년 1월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5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윤씨를 구속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이날 조사에서 자신의 거짓 진술로 윤씨와 그 가족들에게 피해를 끼쳐 미안하다고 말했고 5억원의 사용처 등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면서 추가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25기로 변호사와 단국대 교수를 지냈다. 2004년 17대 총선 때 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17대,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