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각종 유엔(UN)기구들이 들어선 송도국제도시 G타워 1층과 2층에 금융기관들이 몰리고 있다. 현재 신한과 농협, 국민, 기업은행이 입점해 있고 19일에는 하나은행도 지점을 낸다. 한 건물에 시중 은행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는 것은 이례적이다.
시중 은행들이 텅텅 빈 인근 건물을 놔두고 연간 1억원이나 하는 비싼 임대료와 관리비에도 G타워에 몰리는 이유는 최소 100조원에 달하는 녹색기후기금(GCF) 때문이다. 기금은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가 위탁 관리하게 돼 직접적 이익은 없다. 하지만 향후 500여명에 이를 GCF 상주직원 등 고객 유치를 비롯해 GCF 관련 사업에서 떨어질 '떡고물'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G타워는 지하 2층 지상 33층 규모로, 현재 3~8층은 UN 아시아ㆍ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ESCAP) 동북아사무소 등 10여개 UN기구들이 나눠 쓰고 있다. 25~33층은 인천경제청이 사용하며, 올 12월 입주할 GCF 사무국은 16층 기계실을 제외한 9~24층 중 일부를 쓸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은 GCF 사무국 유치 과정에서 15개층 무상 임대를 약속했다. GCF 사무국 규모는 올해 말 30여명으로 출발해 2020년까지 꾸준히 커지게 된다.
특히 인천시는 GCF의 기금을 위탁 관리할 세계은행 한국사무소와 UN도서관, 아시아ㆍ태평양출판협의회 사무국의 G타워 입주도 추진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의 한 관계자는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이라 불리는 GCF 사무국에 세계은행 한국사무소까지 들어선다면 G타워는 새로운 금융 중심지가 될 수 있다"며 "당장 이익을 낼 수는 없지만 향후 있을 경쟁에서 도태될 수 없다는 은행들의 판단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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