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12일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 8기를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普天間) 공군기지에 배치하면서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미 공군 헬기가 일주일 전 오키나와에서 추락한 가운데 안전성에 의문이 일고 있는 오스프리를 미군이 추가 배치하는 것은 지역 주민의 정서를 무시한 처사라는 이유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야마구치(山口)현 이와쿠니(岩國) 기지를 출발한 오스프리는 오전 10시께 후텐마 기지에 도착했다.
미군은 오스프리 24기를 후텐마 기지에 배치할 예정인데 지난해 12기를 이미 배치했다. 미군은 이와쿠니에 있던 나머지 12기 가운데 2기를 3일 후텐마로 옮겼으나 5일 미 공군 소속 구조용 헬기 HH60 1대가 오키나와 미 해병대 기지인 캠프 한센 구내에서 추락하면서 오스프리의 이송 작업을 중단했다. 추락 지점이 주택가에서 2㎞ 가량 떨어진데다 안전을 우려하는 주민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오스프리 배치가 상당 기간 지연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미군이 이날 오스프리를 전격 배치하자 오키나와 주민들은 후텐마 기지 인근 도로를 점거하고 '추가 배치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는 등 강력 항의했다. 사키마 아쓰시(佐喜眞淳) 기노완 시장은 "시민의 불안을 없애지 못한 채 (오스프리를) 배치한 것은 유감"이라고 했으며 다카라 구라요시(高良倉吉) 오키나와현 부지사는 "오스프리 배치의 재검토 및 중단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키나와현 의회도 이날 미 공군 헬기의 추락사고에 대한 항의 결의와 의견서를 가결해 일본 정부와 미군에 제출키로 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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