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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기금 모금 형태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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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기금 모금 형태 바람직"

입력
2013.08.1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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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세호(42ㆍ가명)씨는 5년 전 신문 정기구독을 끊었다. 2008년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면서 신문도 양 진영으로 갈려 각각 한 쪽의 목소리만 대변하는 행태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김씨는 "새로운 소식을 얻기 위해서는 출ㆍ퇴근길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기존 언론 매체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기존 매체를 통한 정보 소비가 급감하는 것과 맞물려 광고시장이 침체되고 있다. 언론사는 운영 자금을 구하기 위해 광고주인 대기업 눈치를 봐야 하고, 언론사 사주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까지 양산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자료에 따르면 신문 정기구독률은 2000년 59.8%을 기록했으나 2012년 24.7% 에 그쳐 10여년 만에 절반 이하로 급락했다. 지상파 방송 3사의 종합뉴스 평균 시청률도 2003년 15.2%에서 2012년 13%로 계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집이나 사무실에서 PC 등 고정형 단말기로 이용하는 인터넷 이용시간은 10년간 줄곧 하루 70분 안팎을 기록하고 있으며 특히 휴대폰 등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한 인터넷 이용시간은 2010년 하루 16.1분에서 2012년 41.4분으로 급증했다. 이와 맞물려 인터넷 광고시장 규모는 2011년 이미 종이신문을 추월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1인 혹은 소수에 의해 운영되는 언론 매체는 자본과 권력의 영향에 더욱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전 동아일보 편집국장)는 "자본과 사주의 영향으로 신뢰성을 잃은 매체는 소비자들의 외면을 면치 못하고, 다시 그 영향력에 좌우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는 소수라도 건전한 자본에 의한 경영 사례가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2005년 허리케인으로 고립된 병원에서 의료진이 대피가 불가능한 환자들을 안락사 시킨 사실을 고발해 퓰리처상을 받은 탐사 전문 인터넷 매체 프로 퍼블리카, 프랑스의 유력 일간지 르몽드 등이 편집권에 간여하지 않는 2, 3명의 소수 자본가의 돈으로 운영되지만 한국에서 이런 모델이 지속 가능할 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사회 구성원 다수가 기금 모금 등의 형태로 참여하는 언론사 운영을 디지털 시대의 대안으로 모색할 만하다고 입을 모은다. 장행훈 대표는 "최근 이탈리아에서 직접 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당 조직도 없는 상태에서 정치세력으로 급부상한 사회운동인 5성 운동(Five star movement)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참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꼭 필요한 매체로 인식되기만 한다면 수많은 독자들이 흔쾌히 투자에 참여할 것"이란 주장이다. 김동원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팀장은 "언론사가 사회 비판기능을 제대로 수행해 자신들을 지지하는 독자들을 계속 모아나갈 수 있는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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