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비리 혐의로 얼룩진 세종시체육회(회장 유한식 시장)의 거듭나기가 버겁다.
세종시가 국민권익위원회(이하 권익위)의 조사 결과와 상반되는 입장을 고수하고, 의회는 비리특위 구성조차 못하는 등 무력하기 때문이다.
12일 권익위에 따르면 시체육회는 지난해 가을 유명연예인을 초청한 뒤 행사가 연기되면서 위약금 2,000만원을 물어주었다. 또한 시체육회가 가맹단체인 승마협회 간부에게 선수 스카우트비용으로 4,000만원을 지급했는데, 이 간부는 1,300만원을 개인 유흥비로 사용했다. 권익위는 용역업체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 수백 만 원을 시체육회가 대신 내주는 등 예산이 부적절하게 사용된 것도 적발했다. 권익위는 지난달 말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체육회 관계자와 승마협회 간부를 횡령 및 공금 유용 혐의로 수사당국에 수사를 요청하고 세종시 감사관실에도 감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시 감사관실은 지난 2일 시체육회의 횡령 및 공금 유용 등 혐의에 대해 대부분'행정착오'와 '혐의 없다'며 권익위 조사 결과와 상반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수현 세종참여연대 사무처장은 12일 "시장이 체육회장이다 보니 제대로 된 감사를 할 수 있겠냐"며 "주민감사를 청구해 체육회 비리를 파헤치겠다"고 밝혔다. 세종시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시체육회 비리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자며 지난 주 임시회를 소집했으나,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불참으로 특위구성이 무산된 상태다.
이처럼 시체육회에 대한 의회 차원 조사가 무산되고 시 자체 감사 결과도 시체육회의 입장을 들어주자, 시민단체와 지역 정치권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와 의회가 29개 가맹단체에 임원만해도 500여명이 넘는 거대한 조직에 손을 댈 수 있겠냐"며 비난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이달 예정된 경찰의 시체육회 관련 수사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형권기자 yhk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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