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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너의 힐링 샷… 2년 전 악몽을 치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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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프너의 힐링 샷… 2년 전 악몽을 치유하다

입력
2013.08.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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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제95회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에서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12일(한국시간) 대회 최종 라운드가 열린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골프장(파70ㆍ7,163야드). 마지막 18번 홀(파4) 그린 주변에 2011년 이 대회 챔피언인 키건 브래들리(미국)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동 19위로 일찍 경기를 마친 브래들리는 첫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제이슨 더프너(36·미국)를 축하하기 위해 골프장에 다시 나타났다.

두 사나이의 우정

브래들리와 더프너는 2011년 이 대회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당시 더프너는 최종 라운드 4개 홀을 남겼을 때만 해도 4타 차로 앞서 우승이 유력했으나 15번 홀 티샷을 물에 빠트리면서 무너지기 시작했다. 결국 더프너는 브래들리와 연장전에 들어갔고, 다잡았던 우승을 눈앞에서 날렸다.

더프너가 올해 PGA 챔피언십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70타를 적어내 2위 짐 퓨릭(미국)을 2타 차로 따돌렸다. 개인 통산 3번째이자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다. 그는 우승 상금 144만5,000달러(약 16억원)를 받았다.

2년 전 악몽을 말끔하게 씻어 낸 더프너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아내 어맨다와 포옹하고 나서 키건 브래들리(미국)와도 부둥켜 안았다.

브래들리는 "공항으로 가다가 더프너의 우승을 축하해주려고 차를 돌렸다. 더프너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더프너는 "2년 만에 마침내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면서 "당시 받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브래들리가 축하해줬는데 그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웠다. 이번 우승은 내 골프 인생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164전165기의 주인공, 193경기 만에 메이저 우승

16세의 늦은 나이에 골프를 시작한 더프너는 2000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별다른 성적을 내지 못했다. 2004년 PGA 투어에 입성했지만 이듬해 다시 2부 투어로 떨어졌다가 2007년에 1부 투어로 복귀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2011년 무명이던 브래들리에게 우승컵을 내준 더프너는 프로 데뷔 후 12년이 흐른 지난해 취리히 클래식에서 164경기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그는 그 해 HP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거두며 뒤늦게 꽃을 피웠다.

더프너는 이번 대회 2라운드에서 메이저 대회 한 라운드 최소타 타이 기록인 63타를 치며 193경기 만에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손에 넣었다.

그는 "매우 긴 하루였다. 우승이 아직 믿기지 않는다"면서 "자신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메이저 우승 실패 우즈 "골프 칠 날 많이 남았다"

2008년 US오픈 우승 이후 5년 만에 메이저 정상을 노크했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 40위(4오버파 284타)에 머물렀다. 우즈가 프로 데뷔 이후 72홀을 모두 마친 메이저 대회에서 30위대 순위를 기록하지 못한 것은 지난해 마스터스 공동 40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통산 15번째 메이저 우승을 내년으로 미룬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진 못했지만 골프가 그런 것"이라면서 "아직 골프를 칠 날이 많이 남았다"고 여유를 보였다.

올해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공동 72위(12오버파 292타)에 그쳤고, '탱크' 최경주(43ㆍSK텔레콤)는 공동 47위(5오버파 285타)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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