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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훈의 Dr. 논술] '교육정책 한계' 꼬집는 기사 취지 벗어나… 논리적 구성 보완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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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훈의 Dr. 논술] '교육정책 한계' 꼬집는 기사 취지 벗어나… 논리적 구성 보완할 필요

입력
2013.08.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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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원문은 '교사가 행복해야 교육이 바로 선다' 라는 표제 아래 그 해결책으로 4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업무경감을 통한 수업 및 생활지도의 강화를 추구해야 한다. 둘째, 학교 교사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셋째, 현장의 목소리가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 넷째, 교육이 방향을 잃게 된 원인을 찾고 교육청은 통제중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렇게 네 가지이다.

이러한 기사 원문을 읽고 주윤정 학생은 '군사부일체의 정신을 되살려야 학교를 되살릴 수 있다'라는 주장을 한다. 군사부일체의 진정한 의미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권위, 존경, 사랑을 회복하는 것이 교육을 바로세우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먼저, 주윤정 학생 글의 형식적 논리성을 살펴보자. 1단락에서 군사부일체의 의미는 무엇인가? 라며 문제제기를 한다. 2단락부터 4단락에서는 군신유의와 부자유친은 상하복종이 아닌 상호존중에서 비롯된 의미임을 강조한다. 마지막 5단락에서는 학교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아닌 군사부일체 정신의 재확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관상 문제제기-근거제시-주장'의 구성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제기를 '군사부일체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로 했다면 핵심주장은 '군사부일체란 무엇이다'로 마무리해야 한다. 그런데 주윤정 학생 글의 마지막 단락은 군사부일체 정신이 재확인되어야 한다로 마무리되고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 글은 최초의 문제제기에서 '학교교육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로 시작했어야 형식논리의 구성이 타당해진다.

다음으로'주윤정 학생 글의 실질적 논리성을 살펴보자. 주장글의 설득력은 합리적 연계성에 있다. 담론참여자 사이에서 발제문의 소재나 주제가 일치했을 때 공감을 하거나 논리적 타당성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다. 해당 기사내용의 취지는 현재의 교육정책에 한계가 있기에 정책의 변화를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주윤정 학생은 군사부일체 정신을 다시 검토하여 원 취지를 되살리면 현재의 일그러진 교육이 바뀔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학생 글의 주장은 최초 논의의 취지에서 벗어난다.

최초 기사글과 주윤정 학생 글의 전제들은 일치한다. '현재의 교육에 문제가 있다'와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접근 방향성이다. 문제의 해결 방법에는 의식적인 측면도 분명히 있다. 주윤정 학생이 글을 구성함에 있어서, 제도적인 해결만으로 치우쳐서는 안되기에 의식적인 측면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도였다면 글을 전개함에 있어서 그러한 취지를 분명히 부각해 주었어야 한다.

물론 학생 글의 취지를 최대한 선해(善解)하면, 기사원문이 제도적인 접근책에 치우쳐 있으니 의식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고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제도(制度) 외에 의식(意識)을 강조했구나!' 하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논술 글에서 수용가능한 암묵적 전제에는 한계가 있다. 발제자가 언급하지 않은 부분까지 미루어 짐작해야 한다면 그것은 논리적인 글이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선문답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담론의 범위가 일탈되어서는 안 된다. 최초의 논의는 '교육 정책이 문제가 있다'를 암묵적 전제로 한다. 그 암묵적 전제를 바탕으로 교사에 관한 처우와 교육당국의 잘못된 정책 결정과정에 문제가 있음을 명시적 주장으로 내세운다. 이에 따라 '교육청의 자세와 교사입지에 대한 접근이 변화돼야 한다'가 함축적인 주장이다. 교육청의 자세나 교사처우에 대한 논의가 없는 주장은 담론 대상에서 벗어난 것이다.

담론의 대상은 교사처우와 교육정책이다. 주장의 핵심은 교육당국의 자세변화와 교사처우의 개선이다. 이러한 논리구성에 대한 비판을 하고자 한다면 먼저, 현재의 교육정책에는 문제가 없다라고 해서 대전제를 반박하는 방법이 있다. 다음으로는 전제는 수용하되 주장의 전부나 일부를 반박하는 방법이 있다. 즉 교육당국의 정책방향은 타당하나 일부 교사처우에 문제가 있었다라고 하거나, 정책수렴과 집행에 문제가 있었고 교사처우에도 수정사항이 있다라고 주장되어야 담론의 범위가 합치된다.

하이퍼 논술학원장ㆍ서강대 공공인재학부ㆍ법학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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