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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한국일보 5월16일자 (대구·경북판)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 교육이 산다' 기사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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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NIE] 한국일보 5월16일자 (대구·경북판) '교사가 행복해야 학생 교육이 산다' 기사를 읽고

입력
2013.08.1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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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뜻이다. 스승을 천자(天子)인 임금과 나를 낳아주고 길러주신 아버지와 같이 높은 존재로 본 것이다. 그러나 과연 군사부일체는 스승의 권위가 불가침의 영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유교에서 정의하는 군신관계와 부자관계는 오륜의 '군신유의'와 '부자유친'을 보면 알 수 있다. '군신유의'는 임금과 신하 간에 '의'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는데, 이는 신하가 임금에게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일 방향적인 관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자는 "임금은 신하를 예(禮, 내적인 규범인 인을 표현하는 외적인 규범)에 합당하게 대접하고, 신하는 진심(忠, 마음을 중심에 둔다는 뜻)으로 임금을 섬겨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는 임금과 신하는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교적으로 해석했을 때 충은 절대적인 복종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임금이 덕으로써 국가를 다스릴 수 있도록 간언을 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해석해야 고려시대에 대간이, 조선시대에 삼사가 존재했던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맹자는 "장차 큰일을 하려는 군주에게는 반드시 앉아서 부를 수 없는 신하가 있는 법이니, 군주가 큰일을 도모할 때는 자신이 직접 그에게 가야하오. 군주가 덕을 존중하고 도를 즐거워함이 이와 같지 않다면 함께 일을 하기에 부족하오"라고 말했다. 이 맥락에서 보면 신하는 임금이 아무렇게나 대할 수 있는 자가 아니고, 오히려 임금의 스승으로서 존경의 대상이었다. 실제로 정조가 초계문신제를 시행하기 전까지 임금은 신하에게 교육을 받는 대상이었다. 따라서 군신유의는 임금은 신하를 존중하고, 신하도 임금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부자유친'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맹자는 "어버이의 허물이 큰데도 원망하지 않는다면 더욱 더 소원하게 되고, 어버이의 허물이 작은데도 원망한다면 부모로 하여금 자식의 비위를 맞추고 자식을 자극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더욱 소원하게 하는 것은 불효이고, 부모가 자식의 비위를 맞추고 자극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불효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어버이의 허물이 크면 이를 원망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자식은 부모에게 복종해야 한다는 통념과는 달리 사실 유교는 자식이 부모의 단점을 보완하고 부모도 자식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대목은 '부자유친'이 사실은 아버지는 자식을 사랑(慈愛)으로, 자식은 아버지를 효(孝)로 대해야 한다는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알려준다.

정리하자면, 유교적으로 보았을 때, 군신관계와 부자관계는 쌍방향적이며 상보적이다. 이렇게 군신관계, 부자관계를 되짚어보면 '군사부일체'는 단순히 제자가 스승을 공경해야한다는 의미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승은 임금이 신하를 존중하듯 제자를 존중해야 하고, 학생은 신하가 임금에게 진심을 다하듯 스승을 존경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부자관계가 친(親)을, 군신관계가 신(信)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사제는 서로를 믿고 사랑해야 한다는 의미도 깔려있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옛 것을 배우고 계승하는 것은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빌리기 위해서이다. '군사부일체'의 의미는 붕괴되어가고 있는 현재의 학교에 시사점을 던져줄 수 있다. 교권추락을 막고 학교폭력을 막아 진정한 학교를 되살리기 위한 방법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이 아니라 '군사부일체' 정신의 회복일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진심을 다해 대한다면 선생님들은 '스승'으로서의 권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고, 학생들은 선생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며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학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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