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로 무산위기를 맞았던 LG전자 미주본사(조감도) 신축작업이 법원 판결로 정상 진행을 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뉴저지 지방법원은 9일(현지시간)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이 LG전자의 미주 본사 신축 고도 변경 허가를 취소하라며 잉글우드클립스 구역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 2건을 기각했다. 법원은 "구역위원회의 결정이 임의적이고 불합리하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기각 이유를 밝혔다.
지역주민들이 소송을 낸 건 LG전자의 신축사옥이 팰리세이드의 자연 경관을 해친다는 이유였다. 1983년 미국 국가 천연기념물(NNL)로 지정된 팰리세이드는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뉴욕 맨해튼과 마주한 숲으로,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록펠러 가문이 1930년대에 이 지역을 매입, 숲을 보존하는 등 환경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들은 LG전자가 인근 지역에 지상 43㎙ 높이의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자 팰리세이드 숲 위로 건물이 솟아 풍경을 해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역 고도 제한규정이 약 11㎙로 되어 있는데도, 4배에 달하는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구역위원회가 허가했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환경단체 등은 지난 5월 건축 중단을 요구하는 광고를 뉴욕타임스(NYT)에 게재했으며, NYT는 '팰리세이드를 망치지 마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기도 했다. 토머스 킨, 크리스틴 토드 휘트먼 등 뉴저지 전 주지사 4명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앞으로 '신축 사옥 계획을 재고해달라'는 서한을 보냈다.
웨인 박 LG전자 미주 본사 CEO는 "LG전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신사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증명됐다"며 "지역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뉴저지 여성클럽연합 등은 "무분별한 고층 개발에 맞서 수려한 자연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말했다. 사옥은 2016년 완공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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