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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서울 데몰리션 모드

입력
2013.08.11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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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FC 서울 감독은 지난 7일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3 하나은행 FA컵 8강전(1-2 패)에서 탈락한 뒤 부진한 데얀에 대해 "분명한 것은 아직까지 (데얀이) 100%가 아니란 점이다. 그에 대한 신뢰는 변함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얀이 1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인 더비'에서 극적인 결승골로 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데얀은 2-2로 맞선 후반 추가 시간 몰리나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왼쪽 측면에서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골 네트를 갈랐다. 6월1일 전남전 이후 70일 만에 나온 득점포이자 각도가 거의 없는 위치에서 나온 감각적인 슈팅으로 데얀만의 클래스가 느껴지는 장면이었다. 데얀은 골을 넣은 뒤 최용수 감독에게 뛰어가 한참 동안 뜨겁게 포옹하며 기쁨을 나눴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어느새 리그 6연승의 고공 비행을 이어갔다. 전북과 승점(38점)에서 같지만 골득실에서 뒤져 4위에 자리했다. 1위 울산(승점 42)과도 불과 4점 차이로 턱 밑까지 추격했다.

지난해 31골로 득점왕에 오른 데얀은 서울 공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7년 한국 무대를 밟은 뒤 매년 최소 13골 이상을 터트리며 명실상부한 최고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데얀은 6월초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차출된 뒤 6월23일 부산전에서 왼 종아리 부상으로 한달 이상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그 사이 서울은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렸다. 다행히 김진규, 아디 등 수비수들이 득점포를 터트렸지만 데얀의 빈 자리는 크게 느껴졌다.

그는 지난달 31일 제주전에서 복귀했지만 의욕이 앞서는 듯 앞선 3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데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최용수 감독은 그를 끝까지 믿고 기다려줬고, 가장 중요한 순간 득점포로 신뢰에 화답했다. 최 감독은 "부상 복귀 후 골이 안 터져 맘 고생이 심했을 텐데 인천전 골을 계기로 앞으로 더 많은 골이 터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우승과 리그 2연패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쫓고 있는 서울로서는 데얀의 부활이 이보다 더 반가울 수 없다.

이재상기자 alexe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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