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번째 만남이다. 세계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26ㆍ세르비아)와 4위로 잠시 밀려난 전 랭킹1위 라파엘 나달(27ㆍ스페인). 1968년 테니스 오픈 시대 이래 특정 선수와의 최다 대결타이기록이다. 이들에 앞서 36번 맞대결을 펼친 이는 이반 렌들과 존 멕켄로 뿐이다. 나달은 결승전 대결이 가장 많았던 로저 페더러(32ㆍ스위스)와도 통산 전적이 30전(20승10패)에 '불과'하다. 그만큼 조코비치와는 물고 물리는 난타전을 벌였다는 의미다. 뚜렷한 노쇠기미를 보이는 페더러와 달리 나달과 조코비치는 향후 출전 경기마다 준결승 혹은 결승에서 만날 확률이 높다. 성적과 무관하게 이들의 대결은 그 자체만으로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다.
11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 로저스컵 준결승에서 나달이 조코비치를 세트스코어 2-1(6-4 3-6 7-6)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나달은 이로써 조코비치와의 상대전적을 21승15패로 더 벌렸다. 지난 6월 윔블던테니스에서 어처구니없게 1회전 탈락의 쓴 잔을 들이킨 나달은 이달 말 개막하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앞두고 자신감을 회복했다. 나달은 특히 하드코트 대회인 로저스컵에서 조코비치를 따돌려 기쁨이 더했다. 조코비치와 역대 준결승 전적 7승5패로 앞서 있었지만 유독 하드코트에선 5승11패로 뒤져 있었다. 클레이와 잔디코트에서는 나달이 각각 13승3패, 2승1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나달은 하드코트 약점을 극복하는 소득도 함께 올렸다.
나달은 경기후 "하드코트에선 잘 해낼 자신이 없었지만 볼을 베이스라인으로 붙인 뒤 공격적으로 나선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달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대회 통산 3번째 챔피언에 오르고, 마스터스 우승컵만 25개째를 수집하게 된다. 올 시즌 하드코트 전적 9승 무패로 분위기도 좋은 편이다. 결승 상대 '캐나다산 핵서브' 밀로스 라오닉(23)에겐 3전 전승으로 앞서 있다.
한편 마스터스 대회는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아래 등급으로 비중이 높다. 페더러가 21개의 챔피언 트로피를 챙겨, 나달에 이어 2위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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