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가 국립 호남권생물자원관 목포 건립여부를 묻는 주민설문조사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답변을 요구하는 보도자료를 내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시에 따르면 환경부가 지난 3월 목포 남항매립지를'호남권생물자원관'건립 부지로 선정하고 예비타당성 조사를 했지만 주민의 호응도가 낮고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한 이유로 최근 재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한국개발연구원은 환경부의 의뢰를 받아 이달 중으로 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 여부에 주민들의 관심도를 측정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에 시는 지난 7일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개발연구원이 주관해 가정방문이나 전화로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경우 '적극적인 동참'과 '예'등 긍정적인 답변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시는"'귀하의 가구는 국립 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 추진을 위해 향후 5년 동안 한시적으로 매년 가구당 5,000원의 소득세를 지불할 용의가 있으십니까?'라는 질문은 주민의 관심도를 측정하는 것이지 사실상 시민의 세금부담은 전혀 없다"고 사전에 설문내용을 알려주기까지 했다.
이 같은 주민설문조사에 대한 시의 긍정적 답변 요구에 대해 시의회와 시민단체 등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시가 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 취지와 당위성 등을 시민들에게 제대로 홍보하지도 않고 무작정 찬성 답변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 조사에서 주민 호응도와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도 이제까지 방치하다가 재조사가 시작될 시점에야 관련 보도자료를 내는 등 '뒷북행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이 건립되면 생산유발효과 2,583억원, 부가가치 973억원, 고용창출효과 9,000여명 등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천에는'국립생물자원관'이 있고, 경북 상주에는'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충남 서천에는 '국립생태원'이 건립 중이다.
호남권생물자원관이 목포에 들어서면 도서ㆍ연안 생물자원 조사, 호남권 다도해 생물자원 확보 관리 및 연구 등의 업무를 맡게 돼 식량산업과 생물의약품산업, 화장품산업 등 미래 다양한 신산업을 창출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호남권생물자원관이 건립되면 미래 신산업을 창출하는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에 설문조사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당부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이에 목포시의회 조요한 의원은"이번 환경부의 재조사는 밥상을 차려줘도 먹지 못한 목포시의 미숙한 행정을 반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박경우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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