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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껄끄러운 내용 뒤늦게 공개… "회담 전망 혼선 자초했다"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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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껄끄러운 내용 뒤늦게 공개… "회담 전망 혼선 자초했다" 논란

입력
2013.08.09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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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8일 정부의 개성공단 7차 회담 수용 통보에 회신문을 보내면서 "(우리들의) 아량과 대범한 제안에 찬물을 끼얹는 말을 삼가해 달라"고 주장한 사실이 9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하면서 "적절치 못한 표현"이라고 항의했지만 중요 내용을 빼놓고 언론에 알리는 탓에 회담 전망 혼선을 자초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8일 오후 판문점 채널을 통해 우리측이 보낸 전통문을 접수했다는 내용과 함께 이런 주장이 포함된 전통문을 남측에 보냈다. 북한은 '찬물을 끼얹는 말'의 구체적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북한이 정부의 최후통첩에 응한 것을 두고 우리 언론에서 '달러 박스를 포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해석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정부는 9일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다시 통지문을 보내 "어제 우리 측이 접수한 북한 전통문의 일부 표현은 상호 존중의 자세에서 벗어난 것으로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하면서 "7차 회담에서 쌍방이 서로 존중하는 자세로 협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이 같은 요구는 당초 통일부가 공개했던 전통문 내용과는 온도 차가 크다. 통일부는 8일 저녁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 연장근무 요청 뒤 우리 측에 전달한 전통문 내용을 공개하면서 '남측의 통지문을 잘 받았고, 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기대한다'는 내용만 공개했다. 북한이 연락채널 가동 시간을 연장하면서까지 보낸 '친절한' 이 메시지를 두고 일부에서는 남북이 7차 회담에서 '좋은 결실'을 거둘 수도 있다는 낙관론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작 북한이 정부에 전통문을 보낸 의도는 '좋은 결실'과는 딴판인 '찬물을 끼얹는 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던 사실이 정부의 뒤늦은 공개로 알려지게 된 것이다. 회담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게 했던 전통문 뒤엔 사실상 남북의 치열한 신경전이 깔려 있었던 셈이다. 정부가 결과적으로 공개 시점을 늦추는 바람에 회담 전망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는 비판적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북측의 내용을 받은 다음에 이 부분만큼은 짚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판문점 채널을 통해 우리 의견을 전달한 뒤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나름의 애로와 고충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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