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규 장관 "녹조 인위적 제거보다 근본 원인 처방해야"
이명박정부가 당시 녹조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우려해 공무원들을 동원, 녹조를 인위적으로 제거하거나 댐 방류를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련기사 8면
환경부는 9일 자료를 통해 “MB 정부에서는 공무원들이 동원돼 인력으로 녹조를 치워 시각적으로 숨기거나 상수원으로 이용하지 않는 영산강에서도 댐 방류를 했다”고 주장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녹조를 사람 손으로 걷어내는 것은 한계가 있는데 4대강 사업이 수질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무리를 했다”며 “지방청 공무원들을 동원해 녹조를 인위적으로 걷어낸 사실 등은 환경부 내부에서만 알고 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4대강 사업 때 만든 보(洑)가 여름철 녹조 현상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MB 정부가 4대강 사업의 폐해를 공무원들을 동원해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해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국토교통부는 환경부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해 공방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녹조 현상을 인위적으로 억제하기보다는 근본 원인을 진단해 처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4대강 사업의 조사·평가 과정에서 정확한 원인을 진단할 수 없기 때문에 녹조를 일부러 억제하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며 “녹조가 생기지 않게 하려고 응급제로 억제하거나 보에 가둬진 물을 푸는 것은 원인 처방이 아니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독성 물질로 상수원이 오염된다고 해도 수돗물을 안전하게 공급할 수 있지만 강이 오염되고 녹조가 발생하면 그 자체로 국민이 불안해 하기 때문에 녹조 발생의 원인 치료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보 건설로 유속이 느려져 낙동강 체류시간이 증가하면 조류도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환경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한 후 낙동강 체류시간이 31.42일에서 168.08일로 약 5.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윤 장관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4대강 사업의 보가 최근 낙동강을 중심으로 번진 녹조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한 바 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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