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석달째 기준 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한은은 8일 김중수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5월 9일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3개월 연속 동결 결정이다. 이는 한국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하고 있고,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앞두고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는 현재 한은의 통화정책에서 가장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실제 경기지표는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이 전기 대비 1.1% 성장하면서 9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났고,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6월 광공업지표도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런 지표를 바탕으로 한은은 우리 경제가 서서히 회복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이르면 9월 미국이 돈풀기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커지면서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도 고려한 결정이다. 미국이 출구전략에 돌입하면 급격하게 유입됐던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들이 통화정책 방향을 조정하는 와중이어서 정책 여력을 비축해 두자는 의도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금융·외환시장이 불안한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등 일부 신흥국은 최근 기준 금리를 올리는 추세이고, 경기 침체를 겪는 유럽중앙은행(ECB)은 이 달에도 동결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작년 7월 3.00%로, 10월 2.75%로 각각 0.25%포인트 내린 뒤 동결 결정을 거듭하다가 정부가 추경을 편성한 올해 5월 현 2.50%로 한 차례 더 인하했었다.
정승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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