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이 불과 6개월 만에 두 배 이상 확장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무기급 우라늄을 농축하는 원심분리기 수도 두 배 이상 늘어나 연간 핵무기(우라늄탄)를 두 개 이상 제조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 핵 안보 관련 연구소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가 7일 민간 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사와 구글 어스의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드러났다.
ISIS는 보고서에서 "북한이 지난 3월 우라늄 농축공장과 5메가와트(MW) 흑연감속로를 포함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들을 재정비·재가동한다고 밝힌 이후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시설이 있는 건물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ISIS는 이어 "지붕 등 외관상 드러난 구조로 볼 때 원심분리기 시설의 길이와 넓이는 120x15 ㎡ 확대됐으며 이는 기존 시설이 두 배로 늘어난 것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또 "확장된 시설의 내부 바닥은 세 개의 실(室)과 두 개의 작은 방, 대규모 홀 등으로 구성돼 있다"며 "대규모 홀에 원심분리기 시설이 설치돼 있다"고 추정했다.
ISIS는 "북한은 2010년 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8,000kg-SWU(농축 서비스 단위)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며 "이론상으로 볼 때 북한은 이 같은 확장된 시설을 이용해 현재 4,000개의 원심분리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연간 1만6,000kg-SWU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ISIS는 또"북한은 지난해부터 무기급 우라늄을 충분한 규모로 생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북한이 영변 단지에서 연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우라늄은 8~34㎏에 이른다. 따라서 원심분리기 숫자가 두 배로 늘어났을 경우 생산량이 16~68㎏으로 늘어났을 것이라는 게 ISIS의 추정이다. ISIS는 "하나의 핵무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무기급 농축우라늄은 약 20㎏"라며 "실험용 경수로에 쓰이는 우라늄을 제외한다면 이 같은 생산 능력 증가는 무기급 핵무기를 두 개까지 만들 수 있는 수준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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