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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기회복 기대 반영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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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경기회복 기대 반영한 듯

입력
2013.08.0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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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5월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래 3달째 연속 동결한 것은 국내 경기가 완만하게나마 회복세를 띠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별한 대외악재가 없다면 한은의 동결행진이 더 길게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 경기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은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내놓은 '8월 통화 정책방향'에서도 읽혀진다. 한은은 이 자료에서 "수출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완만하나마' 지속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통화 정책방향에서 "수출이 양호해 성장세가 '미약하나마' 지속됐다"고 표현한 것에 비해 경기회복 쪽으로 한 발 더 나갔다는 해석이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여전히 안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은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 수급불균형, 전년 하반기의 낮은 상승률에 따른 기저효과로 현재보다 높아지겠으나 GDP갭이 마이너스를 유지해 당분한 안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시장은 이미 이달 금리결정을 예상해 왔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말 채권전문가 1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도 전원이 이달 동결을 예상했다. 최근 한은과 가장 가까운 금리 결정을 내리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달 금리를 동결했었다.

한은의 경제 낙관론은 기획재정부의 견해와도 일치한다. 기개부는 이달 초 내놓은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광공업생산·소비·투자 등 실물지표가 개선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처음으로 회복세를 언급했다.

그러나 여전히 경기 회복을 단언하기엔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경제동향 8월호에서 "아직 우리 경제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항상 그렇지만 대외여건도 유동적이다. 금통위가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출구전략 및 이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변화, 중국 성장세 둔화 가능성, 주요국 재정건전화 추진 등의 불확실성이 하방위험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변수인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관련, "기본적으로 시간의 문제이고 몇달 안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미국 경제의 개선 속도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제 금융시장 변동에 과잉 반응할 필요는 없지만 면밀히 관찰하고 있고 시간 놓치지 않고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출구전략 속도가 너무 빠르면 경착륙 우려도 있는 상황"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도 생각보다 오래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승양기자 s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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