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의장 역사인식 강조에 日고노이케 즉석 받아쳐
최근 ‘나치식 개헌’ 망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의 측근 의원이 8일 강창희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역사문제를 포함한 한일 관계에 대해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이 곱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일협력위원회가 주관한 ‘한일 양국 차세대 지도자 교류 사업’을 계기로 한국을 방문한 일본 자민당의 고노이케 요시타다(鴻池祥肇) 참의원은 이날 오후 동료 의원 3명과 함께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강 의장을 면담했다. 강 의장은 이 자리에서 ‘과거는 잊으려 해서 잊히는 게 아니다. 과거는 미래에 대한 정열이 과거의 고뇌를 능가할 때 스스로 잊혀지는 것이다’는 독일 철학자 니체의 말을 인용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강조했다. 강 의장은 이어 “실제 있었던 역사가 지우려 해서 지워지는 것은 아니고, 우리가 그걸 뛰어넘어서 젊은 의원들이 서로 미래에 대한 열정을 태워나갈 때 과거는 스스로 잊혀지는 것이라는 교훈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노이케 의원은 “어렸을 때 한국 친구들 가운데 술친구도 있고 골프친구도 있는데, 그 친구들이 가르쳐 준 옛날 한국의 좋은 격언을 아직도 기억한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라고 말했다. 고노이케 의원은 “저는 이 말을 굉장히 좋아하고, 평상시에도 자주 사용한다”면서 “산적한 한일 간 문제도 한국의 이런 좋은 격언처럼 서로 배려하고 심정을 이해하는 데서부터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응수했다. 일본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한국에서 비판적 자세로 나오니까 일본도 좋은 태도로 대응할 수 없다는 뉘앙스였다.
고노이케 의원의 언급 후 이날 면담은 곧바로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면담에 배석했던 우리 측 인사들은 고노이케 의원의 발언에 당혹스러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에는 김태환 한일의원연맹 회장대행,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인 이주영, 김영환, 정병국 의원 등이 배석했다. 일본 측에서는 가네코 요이치(金子洋一), 오이에 사토시(大家敏志) 참의원, 도야마 기요히코 중의원이 참석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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